[김시욱의 따따부따] 정치 속 힘의 논리

김시욱 국제시사분석실 객원 연구원 2025. 8. 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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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욱 국제시사분석실 객원 연구원

관세협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총칼 없는 전쟁으로 각개전투가 펼쳐지는 양상이다. 국내 경제의 불안정과 혼란이 거듭되는 여야의 대립 속에서 대미 관세협상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수출 의존국이라는 한계 상황이기에 그 결과는 전방위적으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중국과의 관세전쟁은 전초전의 성격이었다. 더불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온 트럼프 정부는 외국인과 난민에 대한 끊임없는 제재와 공격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어왔기에 트럼프가 재선된 순간 이미 예견된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혈맹국 또는 우방국 논리는 국제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둔함일 뿐이다.

지난달 우리는 미국과 15%로 관세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것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자동차 관세가 15%로 설정된 것과 관련해 "아픈 대목"이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반쪽짜리가 된 것"이라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분명 일본이 2.5% 관세를 15%로 높인 데 비해 우리는 FTA로 0%였던 관세가 15%로 높아져 인상 폭이 더 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일본의 상승 폭과 비교할 때 12.5%였으면 최선의 선방이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과 맞물린 협상이었기에 여러 가지 평가는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의 '한덕수 전 총리 역할과 대미 협상력'에 대한 낙관적 평가는 어불성설이 아닌가 싶다. 탄핵의 중심부에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미국의 협상은 오히려 더 큰 타격을 가해왔을지 모른다. 그것은 약육강식의 국제 사회가 가지는 '힘의 논리'로써 충분히 설명 가능한 부분이다.

정치의 흐름을 읽노라면 한국과 미국 정치의 차이점과 유사점이 이채롭게 다가온다. 약간의 시간적 차이는 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시작은 '사법적 리스크'에 자유롭지 못한 출발이었다. 2020년 사상 초유의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과 부정선거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부정적' 사법 리스크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과 파괴로 여겨져 관련자는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었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의 승리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계엄과 탄핵의 과정에 일어난 서울 서부지원 난입과 부정선거론이 이재명 정부의 집권을 도와주는 결과로 나타났다. 유사한 사건과 주장이 두 나라에서 일어났지만 판이한 결과를 불러왔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사법부의 판단을 요구하는 수많은 재판을 뒤로하고 행정부의 출발을 이뤘다는 점은 두 행정부의 공통점으로 여겨진다. 임기 후 사법적 판단 여부를 차지하더라도 '승자 독식'의 민주주의가 분명 작용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과연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뜻'은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기간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실용주의'를 강조해 왔다. '흑묘백묘론'과 더불어 민생을 우선하는 정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신에게 향한 사법적 불신을 오히려 계엄으로 인한 헌법과 국가 위기 상황임을 강조함으로 정면 돌파하고자 했다. 내란 세력이란 프레임에 지리멸렬한 국민의힘도 도우미 역할을 했다. 입법독재라는 프레임은 오히려 강한 정부를 위한 갈망과 다수당의 집권을 불러왔다. 수년간 계속되어 온 이재명과 김건희의 법적·도덕적 논쟁은 선거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져 있었다. 소통 부재의 무기력한 정부가 아닌 '힘의 논리'가 구현되는 정부를 원했는지 모른다. 시대와 상황적 정치 현실은 '희화화'된 계엄의 상황을 용인할 수 없었단 사실이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첫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는 트럼프 행정부이기에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힘의 논리 속에서 우리가 약자란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탄핵의 혼란 속에서 '강한' 정부를 갈망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