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쥐 섬'으로 변한 독도, 생태계 방치해서야

경북일보 2025. 8. 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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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 외래종 집쥐로 인해 심각한 생태계 파괴 위기에 놓여 있다. 독도는 천연보호구역(天然保護區域)으로 천연기념물 336호 바닷새(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번식지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공사 자재와 함께 유입된 집쥐가 천적 없는 환경에서 급속도로 번식해 조류와 식물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4년간 폐사한 바다제비 81마리 중 90%가 집쥐에 의한 피해로 드러났다는 사실은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독도의 생태계가 집쥐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데도 정부와 관할 지자체인 경북도의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연간 약 7000만 원의 예산을 울릉군에 교부해 외래종 퇴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연 1회 포획용역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 재유입 선박의 방역이나 관광객 신발 소독조차 제도화되지 않아 집쥐 뿐 아니라 다른 위해 요인의 유입 위험도 계속되고 있다.

독도 생태계 보호를 위한 실질적 주체도 불분명하다. 관리 권한과 책임이 문화재청, 울릉군, 경비대 등으로 분산돼 있어서 이들 기관이 내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환경 보호 등의 문제가 구조적으로 방치되고 있다.

집쥐 퇴치 자체는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대구대학교 조영석 교수는 "상주 인력 1명만 배치해 덫을 관리한다면 1~2년 내 완전 박멸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관련 인력 배치나 제도 정비는 뒷전이다. 이대로 방치된다면 독도의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것이다.

독도는 국토의 최동단 영토라는 상징성을 넘어 생태적 가치를 지닌 공간이다. 정부는 외래종 퇴치를 위한 상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유해 요인 유입 방지 대책을 법제화해야 한다. 선박 방역과 관광객 검역 절차를 강화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전담 인력을 즉시 배치해야 한다.

더 이상 용역 발주와 예산 교부에 그치는 '탁상행정'으로는 독도의 생태 위기를 막을 수 없다. 관리 부실과 무관심이 그 가치를 훼손하게 두어선 안 된다. 외래종 퇴치와 생태계 복원을 위한 국가 차원의 총괄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