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학동 참사...동구, 구상금 아닌 기부금 받기로
동구 “소송 실익 적고 도의적 책임 반영”

광주 동구가 학동 붕괴 참사와 관련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현산)로부터 구상금을 받는 대신 기부금 형식으로 잔여 비용을 받기로 했다. 법적 소송보다 도의적 책임을 전제로 한 실질적 보상에 무게를 둔 결정이다.
4일 동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공사 중 발생한 붕괴 사고 이후 사고 수습을 위해 총 3억9000여만원의 비용이 지출됐다. 해당 비용에는 유족 생활안정자금과 장례비, 심리치료비, 변호사 수임료 등이 포함됐다.
동구는 시공사인 현산 측에 해당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 현산은 이 가운데 장례비와 제사비, 수임료 등 약 2억7000만원을 변제했다.
그러나 유족에게 직접 지급된 생활안정자금 1억8000만원에 대해선 "이미 유사한 명목으로 지급된 금액과 중복되며, 배임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동구는 관련 사안에 대해 법률 자문을 진행했다. 검토 결과, 해당 항목은 소송으로도 일부 금액만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소송 장기화에 따른 행정 부담이 클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동구는 최근 현산과 기부금 형식의 자발적 납부 방식으로 협의를 마무리했다.
동구 관계자는 "현금 변제가 어려운 점, 소송으로 인한 감액 가능성, 재판 지연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다"며 "사고에 대한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기부 형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현산이 지급할 기부금의 명목과 사용처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동구는 복지사업 등에 이를 활용할 방침이다.
앞서 광주시도 같은 이유로 지난 5월 현산으로부터 9000만원을 기부금 형식으로 수령해 빛고을장학재단에 출연한 바 있다.
한편 학동 참사는 2021년 6월9일 철거 중인 건물이 인도와 차도로 붕괴되며 지나가던 시내버스를 덮쳤으며 이로 인해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수사 결과 무리한 공정 단축과 불법 하도급, 감리 부실 등 총체적 인재로 드러나 현산과 하청업체 관계자 등 1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