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로 이어보는 과거와 현재… 안산문화재단 기획전 개최

조선 후기 고서화와 현대 미술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재의 교차를 시도하는 전시가 안산에서 열리고 있다.
안산문화재단은 다음 달 7일까지 김홍도미술관 1·3관에서 조선 후기 문인 예술의 정수로 꼽히는 시서화 삼절의 미학을 전하는 기획전 '우미미 연비비, 비는 부슬부슬 안개는 자욱'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5년 기획사업 'Mix&Match'의 일환으로 1관에서는 7명(팀)의 작가들이 조선 후기 고서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3관에서는 김홍도미술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1관 전시의 근원을 담은 고서화 원작과 제발(題跋, 서화에 적힌 글)을 전시해 두 전시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김용원 작가는 산수화가 간직하고 있는 다양한 매력과 의미를 여러 물성을 통해 드러낸다. 'The Breeze- The memory of Landscape'에서는 옷의 소재로 쓰이는 레이스를 겹치고 덧대 산수화의 짙음과 옅음을 표현하고, '사라지는 것들에 관한 풍경: 한때 풍경이었던 것들'에서는 죽은 나뭇가지를 레이스와 함께 사용해 소멸한 풍경의 적막과 고요를 상징한다.
전통 미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긴 시간 이어온 홍지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의 개념을 다양한 매체로 확장하는 시도를 선보인다. '대박', '먹방' 등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된 한국어 단어를 다중매체에 담아낸 설치작품 '한글과 OED'와 작가의 아이코닉함을 상징하는 네온컬러 오방색이 사용된 여러 회화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어지는 3관 전시에서는 김홍도와 그의 스승 강세황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한 조선 후기 서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3관 전시는 '제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에 접근할 수 있다. 한자어로 적혀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제발을 이번 전시에서는 모두 현대어로 해석한 전시 해설을 제공해 작품과 그 배경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김홍도의 '행려풍속도병'은 8폭의 병풍에 김홍도의 그림과 강세황이 적어 넣은 제발이 있는 작품이다. 그림 속 상황에 대한 묘사뿐 아니라 자신의 관점을 재치 있게 적어 넣은 강세황의 제발은 단순한 글을 넘어 작품을 한층 더 운치 있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 외에도 관직 생활 이후 문인화 경향을 띤 김홍도의 작품들과 강세황, 연객 허필, 김홍도의 아들 김양기의 작품도 3관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지안 김홍도미술관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문인화의 시어를 매개로 고서화와 현대미술을 병치하며, 전통과 현대의 미학이 교차하는 흐름을 제안한다"며 "회화, 설치, 미디어를 통해 전통의 내면성과 현대의 감수성이 어우러진 예술적 몰입을 경험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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