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금어장 지키자” 욕지도 주변 ‘해양보호구역’ 추진
욕지도 주변 700㎢ 구상…개발행위 차단
대정부 호소문 채택 “정부가 나서야 한다”

경남 어민들이 삶의 터전인 통영 욕지도 황금어장 사수에 사활을 건다.
지역 어민과 수산업계의 거센 저항에도 축구장 2만 3000개 면적에 달하는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시도가 계속되자 주변 바다를 ‘해양보호구역’으로 묶어 무분별한 개발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칼자루를 쥔 정부, 정치권과 다양한 방식의 공론화를 통해 어민이 처한 현실과 바람을 가감 없이 전달해 공감대를 끌어낸다는 목표다.
수협중앙회 해상풍력 대책위원회 산하 경남권역대책위는 4일 통영수협에서 긴급 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연안을 대상으로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90여 건이다.

문제는 이 일대가 남해안에서 손에 꼽히는 황금어장이자 최대 조업지라는 점이다.
실제 욕지도는 각종 어류 서식·산란장으로 난류를 따라 회유하는 멸치 떼와 이를 먹이로 하는 각종 포식 어류가 유입되는 길목이다. 정부도 이를 인정해 2021년 12월 ‘어업활동 보호구역’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다 보니 정작 어민 생계를 위협하는 개발 행위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대책위는 “당사자 간 입장 차가 커 스스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명확한 방향 설정과 세부 대응 방안 마련 필요하다”고 짚었다.
최우선 목표는 ‘해양보호구역(MPA)’ 지정이다. MPA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정·관리하는 제도다. 현재 39곳 3124㎢가 지정돼 있다. 국내 해역의 1.8% 수준으로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MPA로 지정된 해역에서는 건축물이나 기타 공작물 축조, 흙·모래·자갈 등 광물 채취나 채굴 행위가 금지돼 해상풍력 등 인위적인 개발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어업 활동은 가능하다. 덕분에 중요 어장을 훼손 없이 보호해 안정적 수산물 공급과 식량 안보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대책위 설명이다.
신속하고 원활한 지정 추진을 위해 대책위 내에 전담 소위원회를 구성한다.

이와 함께 통영·거제·고성·남해 연고 9개 수협이 연대한 호소문을 채택해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등에 전달하고 주무 부처, 국회를 상대로 한 간담회·토론회도 추진한다. 여기에 필요 시 대규모 집회를 통해 어민들 의지를 재차 천명한다는 각오다.
대책위는 호소문에서 “지금의 갈등은 바다라는 공공재 특성을 반영한 국가 차원의 제도나 정책 부재에서 기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