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이 이랬다고? 고국의 ‘재일’ 차별에, 일본인 한국 봉사 결심

함영훈 2025. 8. 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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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보기 드문 목사이자 사회운동가인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1931~2025년)씨는 1973년부터 1985년까지 약 50여 차례 일본과 한국을 왕래하며 청계천 빈민 구호활동을 펼쳤다.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는 청계천 복원사업 종료 소식을 뉴스에서 접한 후, 청계천에서 빈민 구호 활동을 펼쳤던 당시 촬영 사진과 자료들을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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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청계천 추억
서울역사博 청계천 박물관, 기증사진 공개
1960년대 청계천 [서울역사박물관,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 기증 사진]
청계천 판자촌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일본에서 보기 드문 목사이자 사회운동가인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1931~2025년)씨는 1973년부터 1985년까지 약 50여 차례 일본과 한국을 왕래하며 청계천 빈민 구호활동을 펼쳤다.

1954년 미국으로 유학해 켄터키 성서대학, 페퍼다인대학원 등에서 수학하고 컨터키주 루이빌의 하이랜드 그리스도 교회에서 목사 안수례를 가졌다.

1961년 일본으로 귀국한 후 1968년 한국에 첫 방문하였고 이때 한국민에 대한 봉사를 결심하였다.

한국과의 인연은 1930~40년대 유치원과 소학교 시절 재일 한국인 학생과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목격하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일본에서의 한국인 차별이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며, 이를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마음으로 청계천에서의 봉사활동을 결심하게 되었다.

생전의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

평생 국적과 세대를 초월해 박애정신을 실천한 그는 2015년 제정된 ‘제1회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APA)’를 수상하였다.

청계천은 지금 물새가 노닐고 물고기가 유영하며, 사람이 쉬는 아름다운 관광지가 되었다. 그가 이런 모습을 보고 눈을 감아 다행이다.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이 1970~80년대 청계천 판자촌의 삶을 기록한 노무라 모토유키의 기증자료에 대한 기록화, 아카이브작업을 마쳤다고 4일 밝혔다.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가 기증한 자료는 청계천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계천박물관은 청계천 판자촌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고(故)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가 2006년 2월 기증한 1970~80년대 청계천 관련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청계천 옛모습
자신의 봉사활동 족적과 청계천 변천사가 들어있는 사진과 기록물을 서울역사박물관측에 기증하고 있는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 부부.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는 청계천 복원사업 종료 소식을 뉴스에서 접한 후, 청계천에서 빈민 구호 활동을 펼쳤던 당시 촬영 사진과 자료들을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이에 청계천박물관은 목사의 일본 자택을 방문하여 관련 자료들을 수증受贈 하였다.

기증자료는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가 청계천 판자촌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알리기 위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한 사진들로, 1970년대 도시 산업화로 급격히 변화하던 서울의 한 단면인 청계천 판자촌의 모습을 생생히 담고 있다.

청계천박물관은 2006년 기증기념 사진전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를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했으며, 전시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청계천과 서울 사진을 더해 2007년 사진집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를 발간했다.

청계천 판자촌
청계천 현재 모습

청계천박물관은 2026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노무라 컬렉션에 대한 기록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기증자료의 전문적인 해제와 번역 등을 통해 아카이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깊이 있는 분석 결과를 시민들에게 정보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026년 7월,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 별세 1주기를 맞아 추모 특별전 ‘청계천의 별이 된 노무라 모토유키(가제)’를 개최하여 시민들이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청계천 판자촌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의 깊고 고귀한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점차 잊혀 가는 청계천 판자촌 시대가 그를 통해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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