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가 재판 챙겨' 진실은… "금융내역 등 입증" "일방 진술로 영장"

정준기 2025. 8.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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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포 재판 청탁금 수수 혐의
이종호 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앞둬
특검·이종호, 정황 증거 놓고 '신빙성' 다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 3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최주연 기자

김건희 여사를 통한 재판 개입을 명목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모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구속 심사대에 오른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 전 대표의 금품수수가 공여자 진술과 금융거래 내역 등 각종 증거로 뒷받침된다는 입장이지만, 이 전 대표는 특검이 신빙성이 떨어지는 일방적 진술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맞서고 있다. 어느 쪽이 제시하는 정황 증거가 더 신빙성이 있는지에 따라 이 전 대표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1일 이 전 대표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도이치 주포) 이모씨를 비롯한 참고인들의 진술, 이 전 대표, 이씨 등의 휴대폰 저장 내역, 금융거래내역 등 관련 증거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가 이씨로부터 재판 및 수사 무마 명목으로 2022년 6월경부터 2023년 2월경까지 25회에 걸쳐 총 8,390만 원을 수수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씨 등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해 지난달 20일 이 전 대표 주거지를 압수수색했으며, 이달 1일 이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5일 오전 10시 30분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이 전 대표의 구속 여부는 특검팀이 제시한 증거의 신빙성 유무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씨가 2022~2023년 서울 곳곳에서 현금을 인출한 내역들을 파악해, 돈의 용처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특검팀은 현금 인출 시간과 장소를 이씨와 이 전 대표 및 두 사람의 주변인 진술과 비교한 결과 이 전 대표가 돈을 받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가 25차례 중 15차례 금품수수 정황에 대해 현장부재증명(알리바이)을 주장하며 증거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팀은 '알리바이 출처가 불분명하고 특수관계에 따라 증거가 왜곡됐을 수 있는 데다, 이 전 대표가 다른 자리에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특검팀이 이씨의 일방적 진술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반박한다. 이 전 대표 측은 '이씨와 대질 조사를 비롯해 그간 3차례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제3자 진술이나 휴대폰 저장 내역, 금융거래 내역 등 물적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알리바이 자료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 지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과 다이어리 등 출처가 분명하고 시간적·장소적으로도 입증이 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이씨에게 김 여사 등 정치권과 법조계 유력 인사들을 언급했는지에 대해서도 양측 입장은 엇갈린다. 특검팀은 이씨가 도이치모터스 사건, 회사 횡령 사건 재판에 대해 걱정하자 이 전 대표가 "걱정하지 마라. 김건희나 VIP(윤석열 대통령)에게 얘기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 등의 언급을 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 혐의를 두고 "재판이나 수사가 외부의 부당한 영향력이나 연고와 정, 극단적으로는 돈의 유혹이나 검은 거래에 의해 좌우된다고 국민들이 의심하게 만드는 중대 범죄"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이 전 대표 본인도 재판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씨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며 "사회 유력자 등과 인맥을 활용한 바도 없다"고 전했다. 특히 "형량 거래를 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소액으로 쪼개 금품을 수수했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영장 발부 기준인 도주 우려에 대한 입장도 엇갈린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사건 당시 공범에게 도주를 지시한 전력이 있고 △과거 검찰 수사를 받으며 휴대폰을 은닉하거나 참고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전력이 있다고 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도주 지시 등은 사실과 다르며, 현재도 도주 및 증거인멸을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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