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운동 ‘노르딕 워킹’] 스틱 두 개로 뚜벅뚜벅… 걸을수록 건강해져요
길거리에서 보행 보조기를 밀며 걷는 어르신을 보면, 대개 보조기 뒤에 몸을 구부린 채 앞으로 기울어진 자세로 걷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자세로 내리막길이나 자갈길을 지나게 되면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노르딕 워킹 동호인들이 남해 상주은모래비치를 걷고 있다./남해군/
◇스틱을 사용한 노르딕 워킹= 이러한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극복하고, 스스로 균형을 잡으며 바른 자세로 걷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노르딕 워킹’이다. 스틱을 쥐고 당당하게 걷는 노르딕 워킹은 구부정한 자세에서 벗어나 가슴을 펴고 활력을 되찾게 해준다.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이 눈이 없는 계절에 스키 폴을 이용해서 걷는 훈련을 하면서 시작됐다. 자연에서 즐기는 유산소 전신 운동으로 자세 교정과 체력 향상, 기분 전환에 탁월해 특히 노년층에 알맞은 운동이다.
노르딕 워킹은 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척추를 곧게 세우고 바른 자세로 걷게 되고, 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분산시켜 관절과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6좌 완등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은 낮은 산을 다닐 때도 스틱을 반드시 사용한다고 하는데, 스틱을 사용하면 상체가 체중의 30%를 지탱해 주기 때문이다.
스틱은 반드시 양팔로 사용해야 하고,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 부담을 줄여주지만, 팔을 비롯해 복근 등 코어 근육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시켜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허리가 약한 분들이나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노년층일수록 스틱을 사용한 노르딕 워킹을 하게 되면 허리와 무릎 관절의 부담을 줄이고 근력을 강화시키며, 균형 감각을 향상시켜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초기 파킨슨 환자에게 추천되는 노르딕 워킹=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앓았던 병으로 알려진 ‘파킨슨병(Parkinson disease)’은 노화현상의 일종으로 몸이 떨리며 근육이 강직되고, 보행이 힘들어지는 뇌 질환이다.
파킨슨병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시기에 고강도 운동을 해 근력을 충분하게 강화한다면, 파킨슨병의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를 늦추거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노르딕 워킹은 팔을 쭉쭉 뻗어 앞뒤로 많이 움직이면서, 자세를 바로 세우고 걷는 운동이므로 파킨슨병에 좋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도 파킨슨 환자들이 함께 노르딕 워킹을 하면서 소통하는 모임이 늘고 있다.
Journal of Aging Research에 게재된 ‘걷기, 노르딕 워킹, 유연성 및 이완이 파킨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의 연구 결과를 보면 6개월 동안 주 3회, 70분씩 지정된 운동을 수행한 노르딕 워킹 그룹은 자세 능력, 안정성, 보폭, 그리고 정상적인 보행 패턴에서 다른 그룹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연구진도 고강도 운동이 파킨슨병 발병 지연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고강도 운동을 하면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인 ‘BDNF’가 증가하며 BDNF는 뇌신경끼리 잘 연결되도록 도와 파킨슨병 예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고강도 운동을 매일 하기보다는 일주일에 2~3회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
◇실내에선 오타고 운동, 실외에선 노르딕 워킹= 고령자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대표적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으로는 ‘오타고 운동(Otago Exercise Program: OEP)’이 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가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근력 강화와 균형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 체계적인 운동법으로, 국내에서도 점차 많은 기관이 도입하고 있다. 오타고 운동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낙상이 30~66% 줄었으며, 낙상으로 인한 부상 발생률도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운동은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 한 발로 서기, 뒤로 걷기 등 일상과 밀접한 동작을 포함해 고령자에게 꼭 필요한 근력과 균형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집에서도 안전하게 따라 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반면, 노르딕 워킹은 실외에서 상체를 포함한 전신 유산소 운동으로 활용되며, 고관절이나 척추 수술 후 회복 중인 환자에게도 무리가 적은 운동으로 권장된다.
따라서 실내에서는 오타고 운동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고, 실외에서는 노르딕 워킹으로 유산소 운동과 자세 교정을 병행하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운동을 병행한 프로그램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으며, 일상 복귀와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한다.
시작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지역 보건소나 복지관 등에서 진행되는 오타고·노르딕 워킹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유튜브 등 온라인 자료를 통해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보행 보조기에 의존하기 전에 이 두 가지 운동을 병행하면 스스로 걸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일상 속 활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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