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닫으라며 선 긋기”.. 민주당, 대주주 기준 논쟁에 ‘함구령’ 꺼냈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8. 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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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코스피 5,000 외치더니 세금폭탄”
與 “공론화 금지”.. ‘30억 절충론’ 수면 위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일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SNS 캡처)


“이제 그만 말하자.”

정청래 체제의 첫 메시지는 ‘침묵’이었습니다.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둘러싼 내홍이 폭발하자, 당 대표가 나서 의원들에게 “입장 표명을 자제하라”고 못박았습니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으로 불붙은 논쟁은, '정책 원칙'과 '민심 수습'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당정 모두가 방향을 잃은 채 흔들리는 형국입니다.

“50억이냐 10억이냐”라는 숫자 논쟁을 넘어, ‘정권 기조의 근간’과 ‘시장 신뢰의 회복’이라는 더 깊은 물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침묵 속에, 단호한 선택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 “입장 표명, 그만”.. 정청래, 당내 논쟁에 ‘입막음’

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정청래 신임 당대표는 단호했습니다.

“공개적으로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 비공개로 토론하고 입장은 조속히 정리하겠다.”

대주주 기준을 둘러싼 의원들의 SNS 설전과 언론 발언이 잇따르자, 당 차원의 메시지 통일을 요구하며 사실상 ‘함구령’을 내렸습니다.

동시에 정 대표는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에게 ‘A안·B안’ 두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10억 원 기준을 유지할지, 상향 또는 절충할지 내부에서 압축·조율한 뒤 발표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정 대표는 “국민 불안이 커지는 만큼 시간을 끌지 않겠다”며 “입장을 빠르게 정리해 국민께 알리겠다”고 말했습니다.

■ “대주주 기준, 원점 복귀냐 절충이냐”..  절충론 급부상

정책 혼선이 본격화된 건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직후였습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은 윤석열 정부 당시 완화됐던 대주주 과세 기준을 다시 10억 원으로 낮추는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발표 하루 만에 코스피가 3.88% 폭락했고, 국회 전자청원엔 반대 청원이 하루 만에 5만 명을 넘기며 ‘증시 민심’이 요동쳤습니다.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곧장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전임 정책위의장 진성준 의원은 “주가 변동은 선례상 거의 없었다”며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맞섰습니다.

이에 이소영 의원과 이언주 최고위원 등은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고, 전현희 최고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다. 시장과 개미 투자자의 염려 여론을 반영하고 의견을 수렴해 가장 적절한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당 일각에선 ‘50억→10억’의 급격한 강화가 아니라, 20억~30억 원 수준에서의 절충이 현실적 해법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당정 간 조세정책 일관성도 고려해야 하지만, 민심에 균형점을 맞추는 절충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세제 정상화 vs. 주가 부양”.. 공약 충돌에 빠진 민주당

이번 논란의 복잡성은 정책 방향의 충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세 정상화’란 이름 아래, 앞서 ‘尹’ 정부의 완화를 되돌리는 조치가 문재인·이재명 정부의 주가 부양 기조와 상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하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법인세 인상과 대주주 기준 강화라는 정반대 조치를 꺼내 들었고, 여당조차 당황한 기색입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4일 “앞에선 주가 부양을 외치고 뒤에선 주머니를 턴다”며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정책”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여기에 한동훈 전 대표도 “투자자가 불안할 때 과세를 강화하는 건 시장을 이탈하라는 신호”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정책 신뢰와 일관성이 무너진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 “투자자 혼란이 더 큰 리스크”.. 민주당, 결단의 시계는 돌아가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대주주 기준 강화 반대 청원은 4일 정오 기준 12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청원은 불과 나흘 만에 법적 요건을 두 배 이상 충족시켰고, 이는 이번 세제 논란에 쏠린 시장의 분노와 불안을 방증합니다.

국회 전자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 청원’. 4일 낮 기준 12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국회 청원시스템 캡처)


증시는 여전히 요동치고 있습니다.

정부 발표 직후 코스피는 하루 만에 3.88% 급락했고, 이후 반등의 기미조차 뚜렷하지 않습니다.

개인투자자들 심리는 이미 ‘탈출 모드’에 가까워졌습니다.

시장과 국민이 지금 원하는 건 단 하나, ‘명확한 시그널’입니다.

더 이상 혼란을 키우지 말고, 입장을 정리하라는 말입니다.

민주당은 내부 의견 수렴을 마친 뒤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당·정·대가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율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3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조승래 의원(오른쪽·3선·대전 유성갑)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한정애 의원(왼쪽·4선·서울 강서병)을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힌 뒤 취재진 앞에 서 있다. (한정애 의원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의 선택지는 손꼽을 정도입니다.

‘정책의 일관성’을 고수할 것인가, ‘민심의 분노’를 수습할 것인가.

아니면 그 사이 간극을 메울 절충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지.

이제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메시지입니다.

시장을 안심시키고, 유권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방향을 제때 내놓을 수 있을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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