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때문에 매년 나무 3억4000만 그루가 죽는다
나무 죽으며 이산화탄소 10억t씩 대기 유입

전 세계에서 한 해에만 최대 3억4000만그루의 나무가 번개에 맞아 죽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표적 산업 국가인 일본 배출량과 맞먹는 이산화탄소가 매년 대기에 녹아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죽은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지 못하고 뱉어내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번개는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보여 과학계는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독일 과학계에 따르면 뮌헨공과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를 통해 번개에 맞아 죽는 나무 숫자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최대 3억4000만그루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번개로 죽는 전 세계 나무 숫자를 가늠한 연구는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연구진은 남미 파나마 숲을 기초로 한 현장 조사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조합한 뒤 지름 10㎝ 이상의 나무를 대상으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빙하 지역을 뺀 전 세계 육지에서는 번개가 매년 1억9600만~2억400만번 지면을 향해 친다. 번개는 특정 나무에 떨어진 뒤에도 소멸하지 않고 옆 나무로 옮겨가는 ‘플래시오버’ 현상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번개 횟수보다 더 많은 나무가 죽는 것이다.
이번 연구 대상에서는 번개로 인해 불에 탄 나무는 제외됐다. 번개에 맞고도 멀쩡한 듯 보였지만, 전기적 충격으로 손상된 내부 조직 때문에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고사한 나무만 추렸다. ‘골병’이 들어 생을 마감한 나무만 계산했는데도 3억그루를 상회하는 막대한 피해 규모가 산출된 것이다.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되는 것은 죽은 나무는 썩으면서 몸통에 저장했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뱉어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번개로 고사한 나무가 방출하는 이산화탄소가 매년 10억9000만t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대표적인 산업 국가인 일본이 한 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다.
문제는 향후 번개가 빈발하는 지역이 확대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번개는 다량의 수증기와 고온으로 인한 상승 기류를 바탕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열대지역에서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전 지구적인 온난화로 인해 열대가 아닌데도 열대와 유사한 기후를 보이는 지역이 늘고 있다.
연구진은 뮌헨공대 공식 자료를 통해 “번개는 향후 중위도와 고위도에서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온대림과 한대림에서도 나무가 죽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번개로 인한 나무 고사 규모를 대기 중 탄소 순환에 대한 예측과 결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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