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유발 신혼희망타운·(2)] 유치원→요양원 관계기관 핑퐁 ‘반발’
성남시, 확정 전 계획수립 추진
절차따라 진행 ‘문제 없다’
LH, ‘성남시 요청·협의 거쳤다’
신혼부부들 ‘떠넘기기’ 정치권에 호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개발하는 성남 낙생지구·복정지구·위례에는 모두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서고 선분양받은 신혼부부 등이 입주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부푼 꿈은 교육시설·환경 앞에 분노로 바뀌고 있다. 당연히 여겨졌던 육아·출산에 대한 배려는커녕 교육시설·환경이 분양 때에 비해 후퇴하고 있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월차를 내고 1인 시위에 나서거나 대책 마련 간담회 등에 참석하며 호소해야 하는 실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지난 4월 지구계획변경(4차) 고시 때 분당 동원동 ‘성남낙생 공공주택지구’의 중심지역에 예정됐던 단설유치원 부지는 폐기됐고, 그 옆으로 녹지지대를 용도변경한 노유자시설 부지가 신설돼 성남시가 건립하는 치매형 요양원이 들어서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신혼부부 등 희망타운 사전청약자들은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철회’를 요청했다. 낙생지구가 지역구인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정용한 대표의원은 “신혼부부·청년 등이 부푼 꿈을 안고 입주하는 아파트 옆에 유치원 자리는 없어지고 당초 예정에 없던 치매형 공공요양원이 인근에 들어선다면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성남시와 LH는 문제해결보다는 떠넘기기식 행태를 보여 반발을 사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1일 국민의힘 김은혜(성남분당을) 의원실·정용한 의원 주관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LH와 성남시가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문제 발단의 원인자인 성남시는 신혼부부들의 호소에도 “관련 법령 및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의 입장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당초 낙생지구에는 요양원 부지가 없었다. 성남시는 시장 공약사업으로 공공요양원을 건립하겠다며 경관녹지를 노유자시설로 용도변경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고, LH는 2023년 10월 낙생지구 끝부분(동원동 173-2 일원)에 노유자부지를 마련했다.
하지만 성남시는 2024년 5월 건축기획 용역에서 암반 등으로 예정 부지가 비효율적이라고 나오자 LH에 부지 변경을 재차 요구했다.
이후 성남시는 같은해 9월부터 다른 부지(동원동 289-3 일원)에 치매전담실을 포함한 요양원으로 사업을 변경해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업비는 당초 237억원에서 410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 1월부터 건축기획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성남시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노유자시설 부지 변경 등이 담긴 지구계획변경(4차) 고시를 하기 전에 이미 요양원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또 내부 공문을 보면 시가 이런 요양원 사업을 비공개로 진행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고 사전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성남시가 요양원 위치변경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시장 공약사업을 밀어붙이면서 단설유치원 폐기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성남시 관계자는 위치변경 사전인지 여부에 대한 질의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비공개 및 사전 의견수렴에 대해서는 “시청 홈페이지 공약과 실천 코너에 사업 진행상황을 계속 공개해왔다. 의견수렴은 법적 요건이 아니어서 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단설유치원 폐지 부분에 대해서는 “요양원과 무관하며 사전에 폐지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성남시가 요양원 위치변경을 요청해 사전협의를 거쳐 초등학교와 유치원용지 우측으로 위치를 변경(안)하는 지구계획변경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LH와 성남시는 문제가 확산되지 조만간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김순기 기자 ksg20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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