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하라"더니 "외출 자제"…100통 재난 문자 '중구난방'

신용일 기자 2025. 8. 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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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던 지난달 19일, 경남 산청 주민들은 하루에만 100통이 넘는 재난문자를 받았습니다.

이날 하루에만 이곳 주민들이 행정안전부와 산림청, 경남도청, 여러 군청에서 받은 재난문자만 100통이 넘습니다.

무턱대고 대피하라는 내용만 있고 구체적인 대피 장소나 대피 방법 등은 담겨 있지 않은 문자메시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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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던 지난달 19일, 경남 산청 주민들은 하루에만 100통이 넘는 재난문자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저마다 달라서 혼란을 겪었습니다.

신용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9일, 경남 산청군 병정마을.

극한 호우로 토사가 섞인 빗물이 계곡물처럼 쏟아지고, 집 안 옹벽은 수압을 버티지 못해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 마을 주민인 일흔 살 박찬균 씨는 오전부터 지자체 등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오전 10시 37분 함양군에서 보낸 메시지입니다.

'인근 마을회관으로 피하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불과 4분 뒤 행정안전부는 '대피 권고를 받으면 즉시 대피하라'는 문자를 또 보냈습니다.

6분 뒤에는 산청군에서 '덕천강이 범람위기니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문자를 보내더니, 오전 11시에 의령군은 '외출을 자제하라'는 문자를 또 보냈습니다.

20여 분 동안 모두 4통의 메시지가 도착한 건데, 당장 몸을 피하라는 건지 집에 머물라는 건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박찬균/경남 산청군 병정마을 : 중심을 못 잡죠 우리가. 대피하는 게 맞는가, 안 하는 게 맞는가, 중심을 못 잡아요. 내용이 통일이 됐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이날 하루에만 이곳 주민들이 행정안전부와 산림청, 경남도청, 여러 군청에서 받은 재난문자만 100통이 넘습니다.

[경남 산청군 병정마을 주민 : 행안부가 어디인지도 솔직히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또 산청군에서 왔다 의령에서 왔다 하면 헷갈릴 수밖에 없죠.]

중구난방식 문자메시지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데 내용도 문제입니다.

무턱대고 대피하라는 내용만 있고 구체적인 대피 장소나 대피 방법 등은 담겨 있지 않은 문자메시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용재/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행안부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문자 내용을 통일시킬 필요는 있어요. 대피 방법, 대피 장소, 대처 방법 이런 거 등등을 좀 구체화해서 간결하게.]

재난문자를 무조건 많이 보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해 보낼 내용을 통일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디자인 : 임찬혁)

신용일 기자 yongi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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