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마다 요동친 ‘과거사 정책’… ‘진정한 해방’은 언제인가요[완전한 광복, 하나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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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위에 바리케이드가 겹겹이 쳐져 있다.
10년간 이곳에서 노숙 농성을 하던 '반일행동'이 경찰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에 항의하며 농성을 멈추자, 우익단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나섰다.
그렇지만 제3자 변제 방식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로부터 폭언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
그래야 영욕의 한·일 관계는 진정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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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80년간 풀지못한 과제’ - (1) 한일 갈등
강제징용 피해자 “일본 대신에
배상금 대신 준 韓정부에 감사
日 외면에 가슴 아픈 건 여전“
반일·우익단체 등 격한 집회로
옛 日대사관 소녀상 ‘접근 차단’
정권마다 대일관계 뒤바뀐 탓
분열된 韓사회… 아픔도 지속
정치권, 日과 갈등 매듭 지어야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위에 바리케이드가 겹겹이 쳐져 있다. 10년간 이곳에서 노숙 농성을 하던 ‘반일행동’이 경찰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에 항의하며 농성을 멈추자, 우익단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나섰다. 여기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수요시위로 맞불을 놓으며 긴장감이 커지자 부득이 소녀상을 ‘격리’시켰다. 평화의 소녀상은 한·일 관계를 두고 두 쪽으로 갈라져 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8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일본 정부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과’를 언급한 ‘무라야마 담화’ 이후, 일본 내각은 10년마다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올해 ‘전후 80주년 담화’를 내놓지 않으며 이 전통마저 깨지게 됐다.
한국 정부가 일관된 입장을 내놓지 못한 것도 문제 해결을 요원하게 만들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부의 정책을 뒤엎고, 한·일 관계를 ‘새로고침’했다.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한·일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지만, 시민단체 반발로 사실상 무효화됐다. 당시 피해자 지원을 위해 구성된 화해치유재단은 2018년 문재인 정부가 해산시켰다. 양국 정부가 출연한 기금 150억 원은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동결된 상태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도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배상을 받을 길이 열렸지만, 무관심 속에서 제대로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해자인 일본 전범기업은 판결을 무시한 채 버티고 있고, 일본 정부는 회피했다. 배상이 요원해지자 윤석열 정부는 제3자 변제 방식(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수혜를 입은 국내 기업이 출연한 기금으로 배상금 대납)을 도입했지만, 이를 수용한 피해자와 거부한 피해자로 또 나뉘었다.

강제징용 피해자인 김정주(93) 할머니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인 일본이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한국 정부를 통해 돈을 받은 것 역시 감사하면서도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당초 우리 정부를 통해서 배상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제3자 변제 방식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로부터 폭언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 “우리 언니가 배상받은 걸, 나를 혼내길래 내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한 일이 있었어요. 이후 돈 1000만 원을 생활비에 보태쓰라고 보냈길래, 내가 이건 안 받아도 된다고 했죠. 그랬더니 전화 와서 ‘그럼 다시 돈 돌려달라고, 계좌번호를 알려줄 텐데 글씨는 쓸 줄 아시냐’고 하더라고요. 분한 마음에 정부한테 돈 받았습니다.”
아직 배상받지 못한 피해자가 산적한데, 기금은 정체 상태다. 새 정부에서도 제3자 변제 방식이 유지될지 불투명하다는 인식으로 기업들은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따르면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 67명 중 제3자 변제안으로 배상금을 받은 피해자는 26명에 불과하다. 판결금 지급액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약 62억 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일관되게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켜켜이 쌓인 국민의 ‘한’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원 과제다. 일본 정부의 ‘몰염치’와 한국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피해자들의 아픔은 가중된다. 새 정부에서 제3자 변제 방식을 포함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영욕의 한·일 관계는 진정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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