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외인화 심각 수준…인력 대체할 신기술은 '제자리 걸음'

김형환 2025. 8. 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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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사망사고 왜 반복되나]③
건설기능인 평균 연령 51.8세…외노자 비율도 날로↑
고령·외인화 심화에 "안전관리 날로 힘들어져" 토로
첨단 기술 고도화 팔걷었지만 예산·상용화 등 난제
모듈러 주택도 규제 가로막혀 시장 개화 더뎌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건설현장 인력 구조가 고령화되고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크게 늘며 현장 안전 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첨단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제도적 미비와 투자 부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3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건설업취업자의 기능인력 연령대를 살펴보면 60대 이상이 28.3%로 전년(26.4%) 대비 1.9%포인트 높아졌다. 실제로 건설업취업자 기능인령 연령대는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6월 말 기준 건설기능인력 평균 연령은 51.8세이며 30대 이하 비중은 16.2%에 불과하다. 현장에서는 “40대가 막내”라는 자조적인 농담이 나올 정도다.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한 외국인 근로자는 22만 9541명으로 전체 건설업 근로자의 14.7%에 해당했다. 2020년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11.8%에서 2021년 12.2%, 2022년 12.7%, 2023년 14.2%로 매년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안전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령층의 경우 돌발 상황에 대응력이 떨어지고 온열질환 등에 취약해 산재 위험에 더욱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언어적 장벽이 있어 안전교육이 힘들고 자국어로 된 가이드라인을 주더라도 제대로 보지 않는 경우가 다수”라고 토로했다.

이에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첨단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첨단 기술을 건설현장에 투입해 안전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폐쇄회로(CC)TV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위험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안전모 미착용, 화재 등 위험 상황을 감지해 즉각 위험을 알린다. 동부건설은 드론으로 현장관리를 이어가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세부 측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3D 건설 현장을 구현해, 오류나 문제를 사전에 파악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산업용 AIoT 전문기업 심플랫폼의 솔루션 ‘누비슨’을 도입해 스마트 폭염 대응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4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HD현대관에서 한 관람객이 가상환경에서 VR 굴착기를 운전하며 스마트 건설기계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HD현대사이트솔루션 제공)

다만 스마트 건설 핵심기술 상용화 실현을 위한 투자는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국토교통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중 건설기술 분야는 약 467억으로 전체 예산 중 8.6%에 불과하다. 전체 국토교통과학기술 분야로 넓혀보면 교통분야가 2922억원인 것에 비해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이 포함된 국토분야는 1835억원으로 비교적 부족한 상황이다. 이광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등을 포함한 건설기술 분야 예산 비중 및 증감률이 타 분야 예산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건설기술의 실질적 활용 주체인 중소기업보다는 학교 및 연구기관 등의 참여 위주로 추진되고 있는 점 등 역시 한계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 역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현장 밖 공장에서 사전제작된 부재를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에 따르면 모듈러 공법의 공사비는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과 유사한 수준이면서 공사기간은 46%, 인력투입률은 40% 이상 줄일 수 있다. 공기가 짧아지고 투입되는 인력이 줄어든다면 산재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모듈러 공법은 기존 RC공법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시장 개화가 더딘 상황이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모듈러는 설계부터 제작, 운송, 설치까지 연동 돼 이뤄지는데 현 제도에 따라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 등을 분리발주하면 비용과 공사기간 모두가 증가하는 비효율이 발생해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RC공법을 기준으로 한 기본형 건축비 역시 모듈러 공법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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