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고개 숙인 해바라기처럼, 더위에 지친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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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천군 장남면 호로고루 앞 넓은 들판.
이맘때면 노란 웃음꽃을 피우던 해바라기들이 올해는 유난히 쓸쓸하다.
여름 한복판, 들판에 남은 해바라기들은 헝클어진 머리칼을 한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환하게 웃던 해바라기의 모습이 폭염 앞에 속절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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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천군 장남면 호로고루 앞 넓은 들판. 이맘때면 노란 웃음꽃을 피우던 해바라기들이 올해는 유난히 쓸쓸하다. 예년 같으면 추석 무렵까지 사람들을 맞이하던 꽃들이, 올해는 이른 무더위에 지고 말았다. 여름 한복판, 들판에 남은 해바라기들은 헝클어진 머리칼을 한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마치 마지막 인사를 건네듯, 힘겹게 버티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늘진 안쪽에는 여전히 자태를 간직한 해바라기들도 있다. 늦게 찾은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어주지만, 그마저도 안쓰럽다. 환하게 웃던 해바라기의 모습이 폭염 앞에 속절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힘든 건 사람만이 아니다. 들판의 꽃들, 산과 들의 동물들, 심지어 물속의 고기들까지 모두가 지쳐간다. ‘이상기온’이라는 말도 이제는 새롭지 않다. 올여름 더위는 그만큼 무겁고 위협적이다. 숨조차 버거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달력은 입추를 예고한다. 이번 주는 말복과 입추가 겹친다. 계절의 경계에서 가을의 그림자가 어렴풋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다. 벼는 익어가고, 과일은 제 빛깔을 찾아간다. 자연은 아프면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다. 이 무더위 앞에서 우리가 할 일은 단 하나, 조금 더 견디는 것이다. 곧 불어올 가을바람을 믿으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자.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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