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타결 결정적 역할한 조선업 한미동맹 강화할 것”

김여진 2025. 8. 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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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식 해사기술회장-김 총리 인터뷰

한국 조선산업의 대부로 불리는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춘천고 졸업)이 최근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계기로 “한미동맹이 안보 중심에서 산업·기술 중심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3세에 현역으로 활동중인 신 회장은 지난 1일 제2회 ‘K-토론나라’를 통해 공개된 김민석 국무총리와 인터뷰에서 이처럼 진단했다. ‘총리의 인터뷰’로는 처음 마련된 자리다.

특히 공교롭게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발표된 지난 3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인터뷰가 진행,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 일명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에 대해 논의해 눈길을 끌었다. 김민석 총리는 “대한민국 조선의 오늘과 떼어놓을 수 없는 분”이라고 소개한 후 이번 협상에 1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전용 펀드’가 포함되는 등 조선업 협력의 의미를 물었다.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춘천고 졸업)이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제2회 ‘K-토론나라’의 프로그램이자 ‘총리의 인터뷰’로는 처음 마련된 이날 인터뷰는 지난 1일 공개됐다. KTV 유튜브 갈무리.

이에 대해 신 회장은 “미국이 해양 패권을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인데, 기술과 생산 등 모든 면에서 정상에 와 있는 한국 조선기술 산업 시스템에 전략적 의존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을 단순 무역상대나 안보의 협력자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각인시키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마스가’는 잘된 협상으로 보는데,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공동투자와 기술 상호인정, 공급망 우선확보 등 실질적 교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해양 패권을 위해 안보, 경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급력이 큰 산업이 되도록 통치권자가 무엇보다 큰 관심을 갖고 컨트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사 관련 업무를 통합 조정하는 대통령 직속의 강력한 컨트롤타워 설치와 한미 조선기술 협력 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다.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춘천고 졸업)이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제2회 ‘K-토론나라’의 프로그램이자 ‘총리의 인터뷰’로는 처음 마련된 이날 인터뷰는 지난 1일 공개됐다. KTV 유튜브 갈무리.

또 “단순한 제조파트너에 머물지 않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다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조선기술 인재육성과 연구개발 지원, 친환경·자율운항 등 10년 앞선 초격차 기술 확보, 조선사간 출혈 경쟁 감소 등을 통한 시장 주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최근 신 회장이 매진하고 있는 ‘탄소 포집·활용(CCUS) 연구’에 대해서도 물었다.

신 회장은 “30만t짜리 유조선 하나에서 자동차 2000대분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최근 기술을 발표한 해외과학자들과 연락하면서 탄소포집 기술개발에 참여해 왔다”며 “2030년까지 얼마 안남았는데 단 1t이라도 잡아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인된 기술로 싸고 안전하게 포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국내 석탄 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중동국가 유전에 주입해 석유 증산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 “차원높은 국가간 자원외교도 하고, 탄소도 없애고, 돈도 얻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1960년대 박정희 정부 시절 ‘조선입국’ 전략 수립에 참여했던 것에 대한 질문에 신 회장은 “박 대통령 초청으로 처음 왔을 때 목선 하나, 철판 하나 못 만들던 나라였다. 조선 산업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으나 박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국제 환경이 달라졌고 미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됐다. 1960년대 만들었던 조선발전계획을 업그레이드해서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대통령 관심 아래 수립·실행하면 안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과학계 원로들이 재미 과학자들을 설득해서 한국에 다시 오게 했던 일화도 전했다.

김 총리가 후배 세대에 전하고 싶은 말을 요청하자 신 회장은 “나라를 위해서는 열정이 아직도 살아 있다. 뜻만 있으면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승리하는 자는 중단하지 않는다는 모토를 갖고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애국심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위기를 헤쳐가고 다시 뛰자는 말씀을 신 회장님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다”고 인사했다.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춘천고 졸업)이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제2회 ‘K-토론나라’의 프로그램이자 ‘총리의 인터뷰’로는 처음 마련된 이날 인터뷰는 지난 1일 공개됐다. KTV 유튜브 갈무리.

앞서 김 총리는 신 회장에 대해 “대한민국의 조선도 없었고 항공도 없었던 시절에 조선항공학과에 들어갔다”고 이력을 소개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에게 발탁되어 경제수석으로 활동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국가 연구기관들을 만들때 중추적 역할을 하셨고, 해외에 있는 우수한 과학자들을 한국으로 다시 모셔오는 일에도 힘쓰셨다”고 전했다.

국무총리실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탐내는 세계 최강 조선 산업의 기틀을 다진 분이 바로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이라고 소개했다.

신 회장은 “한국전쟁때 미국 군수 물자를 내리는 노무자로 일하면서 군함을 처음 본 후 큰 충격을 받았고, 꿈의 씨앗이 됐다”고 밝힌 후 “75년간 산업과 과학기술, 중화학공업 육성 관련 일을 해 왔고 93세인 지금에도 나라를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현역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1932년 태어난 신 회장은 춘천고와 서울대 조선항공학과를 졸업했다. 박정희 정부 초대 경제수석과 대통령 직속 경제과학심의회 상임위원 겸 사무총장, 대통령 직속 해사행정특별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선박 설계·건조감리 업체 한국해사기술(KOMAC) 회장으로 활동중이다.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한미 관세협상을 진두지휘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일 한 방송에 나와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라며 조선 분야 협력 카드가 타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김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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