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생각 넘기기] 고달픈 인생… 예술 같은 삶보다 멋진 게 있을까

하영란 기자 2025. 8. 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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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찬 '사부작 사부작'
여행 속에서 또 다른 나 발견
서툰 글이라도 승화시킨다면
좋은 수필이란 자신 다듬는 것
여러 체험 다독의 삶 이뤄져야
강수찬 수필가가 기행수필집 '사부작 사부작'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새롭게 보게 한다. 그러나 새로움을 포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낯설게 느껴지는 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우리는 동일자적인 것, 즉 동질적인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여행을 아무리 많이 해도 별로 변화가 없는 사람도 많다. 단지 정보나 지식이 늘었을 뿐인 경우가 많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하고 낯선 이를 만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성찰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자신을 돌아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과 무작정 떠나서 즐겨보자는 경우는 다른 것 같다.

강수찬 수필가의 기행수필집 '사부작 사부작'(2025, 실천)에서 작가는 트레킹을 하면서, 주변과 먼 나라를 여행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불러온다. 과거를 불러온다. 과거와 현재가 여행지에서 만난다. 과거를 불러오지만 낭만적 감성으로 가라앉지 않는다. 과거를 통해서 지금까지 온 인생 여정을 살피고 앞으로 갈 길을 또 생각한다. 멋진 예술가적 삶을 꿈꾸고 순간순간 그곳에 영감과 지혜를 끌고 와서 자신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삶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건강한 삶과 예술인으로서의 삶이 계단을 밟고 올라간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활기를 띤다. 읽고 있는 사람마저도 그곳의 공기가 전해져 오고 이렇게 걸으면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어찌 보면 이 책은 기행 수필집이라기보다는 자서전 같은 수필집이다. 여행이라는 외피를 띠고 있지만 어쩌면 책 속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역경을 뚫고 끝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한 자신에 대한 기쁜 충만감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몸으로 끝없이 자신을 성찰하며 예술적 삶을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이 담긴 책이다.

작가의 마음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문장과 단락을 꼽아보았다. 여기에 각주를 붙이는 것은 결례가 될 것이다. 치열하게 살았고 예술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강수찬 수필가가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수필 문학에 대한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강수찬 수필가 '사부작 사부작' 책 표지.

"우리 인생길에서도 누구를 언제 만나느냐에 따라 삶과 건강의 방향이 달라진다. 나에게는 20대 초반에 만난 스승이 그러했다. 전기공학을 전공하셨던 그분은 새벽마다 꾸준히 걷는 규칙적인 삶을 살아오셨고, 나는 30년 넘게 그 생활을 따르며 건강을 지켜왔다. 전문대학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났고, 고등학교 동문이기도 한 그분은 나보다 7년 연배이시다."('제주올레 또 올래')

"나는 산책이나 여행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나무나 꽃의 말에도 귀를 기울인다. 예술을 대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물과 마주하면, 어느새 예술가다운 자세가 내 안에 자리를 잡는다고 믿는다. 고달픈 인생을 예술처럼 살아낼 수 있다면, 서툰 글이라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큼 멋진 일이 또 있을까, 우리 삶에는 정답도 순서도 없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성실히 꾸준히 살아가는 삶도 있고, 치열하게 불태우는 삶도 있다. 인생 그 자체가 예술적 가치가 있다." ('삶이 예술')

"수필 문학이란, 글쓴이 자신의 삶과 주변 사물에 대한 느낌을 언어라는 도구로 서정적 감성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삶 자체가 반듯하고 향기롭게 살아야 하며, 글에서도 그런 향기가 배어 나와야 한다. 좋은 글에는 다양한 인생 체험과 풍부한 독서가 반드시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결국 자기 자신을 다듬는 일이다." ('삶이 예술')

"젊은 날 책 속에서 통조림처럼 만들어낸 지식으로 쓴 글이 클래식이라면, 산책이나 여행 중 얻은 감성으로 쓴 글은 뽕짝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 삶은 결국 '통섭의 예술'이다." ('둘러오는 길)

강수찬 기행수필집 '사부작 사부작'은 읽으면 절로 활기가 생긴다. 여름에 마시는 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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