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때는 모태솔로였다

2025. 8. 3. 21: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스로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이란 단어가 있듯이 '근거 없는 수치심'이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뭔가 감정을 표출하기에는 눈치가 보이는 부분들이 있어서 최대한 나대지 않으려고 (감정을) 숨기고 죽여온 부분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평생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않은 27세 남성 재윤은 고백한다.

이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연애라는 목적보다 성장이라는 여정을 비추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까닭은?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넷플릭스

"스스로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이란 단어가 있듯이 '근거 없는 수치심'이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뭔가 감정을 표출하기에는 눈치가 보이는 부분들이 있어서 최대한 나대지 않으려고 (감정을) 숨기고 죽여온 부분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평생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않은 27세 남성 재윤은 고백한다. 그는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에 출연하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자신에게 호감을 드러낸 지연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없다는 이유로 선을 그으려 했지만, 서툰 표현은 오히려 더 깊은 상처를 주고 말았다. 데이트를 마친 뒤 그는 방 안에 혼자 남아 서럽게 울었다. 누군가에게 거절당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아프게 했다는 자책감에 흘린 눈물이었다. 그런 눈물은 흔치 않다.

지연을 다시 만나 진심으로 사과한 재윤은 자신의 단점에 대해 언급하며 "용기가 부족해서 확고하게 말하면 해결될 문제인데, 돌려 말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부분이 있는 거 같다"고 털어놨다. 마음에 멍이 든 지연 역시 그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준다.

넷플릭스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이하 '모솔연애')는 연애가 서툰 모태솔로들의 인생 첫 연애를 돕는 메이크오버 연애 리얼리티다. 배우 서인국·강한나, 방송인 이은지, 가수 카더가든이 출연자들에게 조언과 응원을 전하는 썸메이커스로 출연한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었을 연애가 출연자들에게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다. 진심과 간절함을 안고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설렘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서툴지만 순수한 행동 속엔 계산된 매력 어필도, 튀는 언행도 없다. 당황하고, 조심스러워하며 때론 고백이라는 용기를 짜내는 한 사람의 여정이 그려진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넷플릭스

이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연애라는 목적보다 성장이라는 여정을 비추기 때문이다. 그간의 연애 서바이벌 예능들이 자극적인 설정과 관계의 급진전을 통해 화제를 노렸다면 '모솔연애'는 연애 이전 즉 마음을 여는 과정 자체에 집중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의 진정성을 담아내 현실적인 공감을 자극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모태솔로라는 프레임을 소비하는 방식에서도 조심스럽고 섬세하다. 실제로 연애에 대한 두려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기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 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모솔연애'는 그런 감정의 해소 과정을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만든다.

출연진들이 다양한 관계성을 통해 스스로를 파악하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 흐뭇한 미소를 전한다. 물론 일부 네티즌들은 서툴고 눈치 없이 구는 출연자들의 모습이나 이들 사이의 갈등·비난 상황을 보며 악플을 달기도 한다. 하지만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유는 어설픈 행동들에서 오히려 사람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지 누군가를 좋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나'를 마주보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다. 연애는 결국 한 사람이 자신의 벽을 허물고 한 걸음 나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솔연애'의 순박한 출연자들은 낯설지 않다. 그 어설픔과 떨림, 용기를 내는 모습이 우리의 인생 속 한 페이지에 기록된 그 시절의 누군가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