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초 주민주도형 기후실천 거점 ‘탄소중립 완산마을’

김창효 기자 2025. 8. 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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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돌봄의 풀뿌리가 자라는 곳
노후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전북 전주시 완산동 ‘탄소중립 완산마을’ 건물 전경(왼쪽 사진)과 우산 수리 교육을 받고 있는 시민들. 김창효 선임기자·프리데코 제공

전북 전주시 완산동 완산1길19 일대는 담장 없는 주택들로 골목이 이어진다. 여기에 말끔히 새 단장을 한 집 한 채가 눈에 띄었다. 전북 최초 주민주도형 기후실천 거점지인 ‘탄소중립 완산마을’이다.

완산마을에서 일하는 주민들은 작은 공간 안에서 바삐 움직였다. 이곳에는 일회용품이 없다. 한쪽에선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최소화) 제품을 살펴보는 손길이 분주했고, 맞은편 테이블에선 부러진 우산을 고치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다.

이 마을을 이끄는 사람은 청년 환경단체 ‘프리데코’의 모아름드리 대표(32)다. ‘프리데코’는 ‘Pride’(자부심)와 ‘Eco’(환경)의 합성어로, 환경보호를 ‘자랑스러운 문화’로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탄소중립 완산마을은 2022년 행정안전부의 ‘탄소중립 실천 마을·커뮤니티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문을 열었다.

오래된 단독주택을 개조한 공간은 매주 수·목·금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완산동 주민은 무료, 외부인은 2시간 기준 3만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이곳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모두 생활밀착형이다. 고장 난 우산과 가전제품을 고치고, 폐자원을 수거·교환한다. 다회용기 사용 실험, 에너지 절약 진단, 공유 텃밭 가꾸기, 비건 요리 교실도 수시로 열린다.

최근 전주시새활용센터에서 완산마을로 터전을 옮긴 프리데코는 ‘아나바다존’(나눔 공간), ‘무해(無害) 마을식당’, 업사이클 체험 프로그램 등 새로운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모 대표는 “텀블러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사람의 태도는 바꿀 수 있다”며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을 더 믿는다”고 말했다.

전주시와 프리데코는 완산마을을 거점으로 찾아가는 환경교육, 에너지 건강검진, 세대 연계형 생태 프로젝트, 환경 리더 양성 등 시민참여형 기후실천 활동을 시 전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소연 전주시 기후변화팀장은 3일 “시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풀뿌리형 기후 정책이 절실하다”며 “완산마을이 그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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