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정말 움직여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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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이다.
때문에 기후 리스크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적극적 대응을 유도하기 위해선 기업의 기후정보를 담은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의 제도화가 절실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통해 이에스지 기본법 제정,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이에스지 공시 제도적 기반 마련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이에스지 공시와 평가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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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7월 한 달간 최고기온 평균은 32.6도였고, 지난달 8일엔 최고 기온이 37.8도까지 치솟았다. 8월엔 극한 호우를 예고했다.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서 공기 중 수증기량 증가, 대기 불안정 심화를 고려하면 이러한 복합적 기후 현상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와 예상치 못한 극한기후 현상(기온이나 강수량 등이 평년값을 크게 벗어나 일정 기준보다 높거나 낮은 현상)의 발생은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폭염, 폭우, 가뭄 등 기후 현상은 질병의 확산, 인명 피해, 물리적 피해,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경제적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보험 산업 데이터를 참고할 만하다. 전 세계 1위의 재보험사인 뮤닉 리(Munich RE)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업계 손실은 1400억 달러에 달한다. 2023년 1060억 달러에서 큰 폭 증가했다. 이는 1980년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은 총 손실 규모 역시 2023년 2680억 달러에서 지난해 3200억 달러로 늘었다.

뜻밖의 손실을 보는 기업도 생긴다. 지난 2022년 발생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스코가 겪었던 2조원 규모의 침수 피해가 대표적이다. 보험금을 수령하면서 실질적인 재무상 손실 규모는 감소했으나, 당시 포스코는 생산·판매 중단에 따르는 손실은 물론 복구 비용·재고 손실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우리나라도 기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이 자명하지만 여타 선진국보다 대응 노력은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를 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꼽으면서도, 해당 리스크의 실질적인 발생 가능성과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대응 비용을 추정하지 않거나 추정하더라도 낮은 수준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극한기후 현상이 심화하는 만큼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역량은 투자자의 투자의사 결정은 물론, 기업 간 거래 체결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기후 리스크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적극적 대응을 유도하기 위해선 기업의 기후정보를 담은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의 제도화가 절실하다.
올해 상반기 공개할 것으로 기대했던 상장기업 대상의 이에스지 공시 의무화 일정이 4월 금융위원회의 ‘재검토’ 발언 이후 지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통해 이에스지 기본법 제정,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이에스지 공시 제도적 기반 마련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이에스지 공시와 평가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점이다. 국무회의에서 이에스지 공시가 거론된 것은 중대재해 발생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나, 그동안 기업이 비재무적 요소라 생각해 등한시하던 것들의 재무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업 이에스지 평가지표의 구성 요소라는 점에서 중대재해와 기후정보는 그 맥락을 같이한다.
선진국의 지속가능성 규제에 대한 속도 조절이 우리나라의 이에스지 공시 유예의 근거가 되어선 안 된다. 이미 수년에 걸쳐 기업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국가들과, 인식의 변화가 절실한 우리 상황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커져가는 이에스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리스크 측정과 정량화가 선행되어야 함을 고려하면, 이에스지 공시는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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