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설계부터 잘못된 완주·전주 통합 여론조사 ‘불공정성’ 논란 자초
완주·전주 통합에 관한 주민투표 준비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통합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인터넷신문 케이저널의 의뢰를 받아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기초단체장선거 정당지지도라는 제목으로 여론조사를 한 것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7월 23일과 24일 이틀간 18세 이상 남자 567명과 여자 436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ARS 응답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찬성은 30.7%에 그치고 반대는 65.0%로 공표됐다. 통합운동을 벌이는 찬성단체들은 여론 조사 전체 과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져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 찬성단체들이 주장하는 바를 살펴보면 우선 당초 조사목적인 완주군 기초단체장선거 정당지지도 조사에 부합하지 않는 설문으로 설계돼 있다.
전체 8개 문항 가운데 조사목적에 부합하는 설문은 없다. 다만 마지막 8번째 문항에서 “내년 완주군수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선택하시겠습니까?”라고 묻고, 답변은 ➀ 완주-전주 행정통합 갈등해결 후보(23.9%) ➁ 지지정당 공천후보(9.1%) ➂ 주민소통과 화합 후보(33.8%) ➃ 공약정책 실천 후보(20.4%) 등 5개 항목에서 선택하도록 했다.
기초단체장선거에서 정당지지도 조사라고 보기에 어려운 설문이라는 것이다.
통합 찬성단체들이 주장하는 결정적인 ‘불공정성’ 사유는 5번 문항이다. 5번 문항은 “완주·전주 행정통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완주군민의 자치권 상실, 지역우대 혜택 및 복지 축소 등의 불안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로 구성돼 있다.
이 문항은 통합 반대진영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내용들이다. 찬성단체들은 통합시로서 자치권 확충, 지역우대 혜택 및 복지 유지 등 「지방분권균형발전법」 제48조(불이익배제의 원칙), 「전북특별자치도 통합 시·군 상생발전에 관한 조례」 제4조(주민 지원 예산의 유지·확대) 등 입법사항에 대해서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5번 문항(행정통합 불안감)에 이어 6번 문항(행정통합 찬반)을 배치해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고 ‘불안감→반대’로 응답을 유도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행정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데 통상적으로 찬성의견을 앞에 배치하는 것과 다르게 반대의견을 1, 2번에 배치해 반대 응답을 유도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7번 문항도 이미 답이 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완주발전 방향을 물으며, 완주군의 독자적인 발전과 완주-전주 행정통합 중 선택하도록 한 것도 구조적인 ‘불공정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통합 찬성단체들은 4번 문항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이 문항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완주·전주 행정통합’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라고 묻고 대답은 ➀ 들어본 적 있다, ➁ 들어본 적 없다 중에서 택하도록 했다. 이 경우 계속되는 질문은 구조적으로 두 개의 방향으로 나누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코리아정보리서치의 이번 조사 결과는 언론에 보도되고, 완주군 의회는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며 통합에 반대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통합에 관한 주민투표 준비 절차가 진행 중인데 이 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여론조사 결과가 유통된다면 공론의 장이 왜곡되기 십상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조사 의뢰 등 여기에서 제기된 문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기를 바란다. 완주·전주 통합에 관한 논의는 이제 시작 단계이다. 통합 반대진영이 그동안 유포한 3대 폭탄설 등 여러 가지 사항은 전북자치도가 허위로 심판했다. 진실된 공론화가 시급하다.
[이춘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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