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재난 비상단계 가동, 적절했다

중부일보 2025. 8. 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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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자연이 만들어도 피해는 관리의 몫이란 말은 그간의 여러 수해 등 재난에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경기도가 3일부터 4일까지 이어지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이는 단순한 형식상의 조치가 아닌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기 동북부 지역의 아픈 기억을 되짚는 절박한 대응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엔 7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특히 이미 지반이 약화된 지역은 2차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다. 이번 비상 1단계 조치는 자연재해가 언제나 예외 없이 반복되는 것임을 상기시키는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알려진대로 도는 산림녹지과, 도로안전과, 하천과 등 관련 부서 직원 23명과 주요 부서별 상황실 인력 12명 등 총 35명을 즉각 투입했다. 단순한 대응이 아닌, 부단체장 중심의 선제적 판단 회의, 피해 지역 재정비 및 예찰, 행락객 안전 조치, 반지하 주택 주민 대피 권고, 지하차도 사전통제 등 구체적이고 다층적인 매뉴얼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각 시군에 '경기도 재난대응 기본원칙을 준수한 철저한 대응'을 특별 지시한 것은 행정의 기민성과 책임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지시는 단지 일회성 사후 대응에 머물지 않고, 지난달 피해지역의 2차 피해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점에서 예방적 대응의 좋은 사례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응이 '위기 대응 시스템'으로서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는 현장 중심성이다. 매뉴얼은 책상에서 만들어지지만 재난은 현장에서 벌어진다. 따라서 각 시군이 형식적인 회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취약지역을 발로 뛰며 확인하고, 주민들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반지하 주택과 산사태 위험지역 주민에게는 단순한 권고가 아닌 실질적 대피가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는 시스템의 상시화다. 재난 대응은 특정 시기나 이벤트에 반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소부터 점검하고 훈련하는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경기도가 재난에 강한 행정을 목표로 한다면, 지방정부와 시군 단위의 상시적 예찰 시스템, 정보 공유 체계, 민관 협력 프로토콜 등이 더 체계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이제 장마철 폭우는 과거처럼 예측 가능한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지형과 지질에 따라 예기치 못한 국지성 재난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재난 대응의 새로운 표준을 요구한다. '재난은 피할 수 없어도 피해는 줄일 수 있다'는 인식 아래, 행정의 민첩성과 주민의 경각심이 동시에 작동할 때 우리는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집단적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도의 대응이 단기적 위험 대응을 넘어 향후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재난 대응의 모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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