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대신 ‘행정’통합한 오사카…엑스포 유치 등 성과

오사카 =백창훈 기자 2025. 8. 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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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원도심 행정통합 재추진 <4> 오사카시·부 화학적결합

- 의회無·관선 구청장인 오사카시
- 오사카부 통합해 자치 강화 기대
- 2회 열린 주민 투표 부결됐지만
- 조례 만들어 중복 사무 없애기도

- 부산 원도심 물리적 통합 힘들면
- 오사카처럼 화학적 통합도 고려

지난 6월 3일 오후 일본 오사카시 기타구 오사카시청. 시청 건물을 중심으로 일대는 온통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알리는 포스터와 엑스포 마스코트 ‘먀쿠먀쿠’ 조형물로 가득했다. 엑스포 행사장인 유메시마 인공섬으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인 도시철도 주오선 라인은 전 세계에서 모인 외국인으로 북적였다.

지난 6월 일본의 오사카시 유메시마 인공섬에서 열린 ‘2025 오사카 간사이 세계엑스포’ 를 관람하기 위해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백창훈 기자


▮화학적 결합이 만들어낸 성과

오사카 엑스포는 오사카부와 오사카시가 공동 유치, 두 행정구역 간 ‘화학적 결합’의 결과물이다. 우리나라 제2수도 부산처럼 일본의 두 번째 수도 격인 오사카 역시 메가시티를 구축해 도쿄를 행정·경제적으로 넘어서겠다는 목표로 통합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쳤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한 도시에서 유일하게 2회 이상 엑스포를 유치했다는 측면에서 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일본 오사카시 기타구 오사카 시청 건물 내 오사카시와 오사카부의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부수도추진국의 모습. 백창훈 기자


코지마 타카시 오사카시 부수도추진국 총무과장은 “부수도추진국은 시청 건물 내에 있으나 오사카시와 오사카부의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유일한 사무실”이라며 “비록 물리적 통합에는 실패했으나, 화학적 통합을 통해 시와 부가 함께 엑스포를 유치한 것에 대해 모든 직원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사카부는 일본의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중 하나다. 면적은 1899㎢에 달하고 올해 기준 인구수는 876만 명이며 예산은 6조4000억 엔(59조4758억 원) 정도다. 지난해 공무원 수는 7만5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오사카부 안에는 오사카시를 포함한 33시(市) 9정(町) 1촌(村)이 있다. 그중 오사카시는 ▷면적 225㎢ ▷인구 280만 명 ▷공무원 3만6000명 ▷예산 3조6000억 엔(33조4638억 원) 규모다. 부산보다 면적(770.17㎢)과 인구(325만 명) 규모는 작지만 공무원 수(2만343명)와 예산(18조164억 원)은 더 많다.

▮오사카도 구상의 시작

오사카시는 오사카부와 통합하는 ‘오사카도(都)’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2015·2020년 두 차례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통합을 추진한 배경에는 이중행정 해소와 주민자치 확충이 있다. 애초 오사카부는 우리나라의 광역단체 격으로 광역 사무를 맡고 있는데, 오사카시는 인구 50만 명 이상의 시에 대해 중앙정부가 지정하는 정령시로, 정령시 역시 자치 권한이 광역단체와 맞먹기 때문에 이중행정의 폐해가 있었다.

또 통합이 이뤄지면 오사카시는 폐지되고, 오사카시 내 24개 행정구는 4개의 특별구(요도가와구 기타구 주오구 덴노지구)로 통폐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한 주민자치 강화가 기대됐다.

일본 정령시의 행정구는 의회가 없으며 구청장도 관선이지만 특별구는 의회를 두고 구청장도 주민이 직접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지 타케오 오사카시 부수도기획과장은 “오사카시는 정령시여서 시장 한 명이 240만 명을 모두 대표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주민의 의견을 다 반영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4개의 특별구를 둔다면 한 명의 구청장이 70만 명을 대표할 수 있어 여건이 나아진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시는 통합을 통해 지역 경쟁력 강화도 꿈꿨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오사카시에서 따르면 일본 전체 인구 1억2000만 명 중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카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치바현)에 3000여만 명(25%)이 살고 있다. 청년이 취직과 진학 등을 이유로 도쿄로 향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 소도시에서 대도시권으로 이주해도 결국엔 모두 수도로 발길을 옮긴다는 것이다.

야마다 히로유키 오사카시 총무과장은 “1970년 일본의 고도 성장기까지만 해도 오사카시의 성장세가 굉장히 가팔랐다”며 “그러나 성장기가 끝난 뒤 오사카에 본사를 둔 회사들이 하나둘 도쿄로 떠났다. 현재는 와카야마현에 사는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오사카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엔 도쿄로 발길을 돌린다. 부산도 오사카와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 통해 주민 공감대 형성”

결과적으로 오사카 통합안은 주민투표에서 부결됐으나, 이후 꾸준한 노력으로 엑스포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앞서 오사카도 구상은 2015년 5월 치러진 투표에서 불과 0.74%(1만741표) 차이로 무산된 데 이어 5년 뒤 열린 두 번째 투표에서는 반대(69만 2996표)가 찬성(67만5829표)보다 많아 최종 부결됐다.

하지만 현재 오사카시와 오사카부는 조례를 통해 중복된 광역 사무를 오사카부에 일임하며, 오사카도 구상과 별개로 오사카시 내의 24개 구를 4개 특별구로 통폐합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 중이다. 동아대 김형빈(행정학과) 교수는 “원도심 4개 구(중·동·서·영도)의 통합구 출범 등 부산지역의 행정단위 재조정 노력이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는 것을 오사카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지역 경계를 허무는 물리적 통합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우선 화학적 결합을 통해 일본처럼 엑스포 유치 등 성과를 내면서 주민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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