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김’ 김문수 “범죄자 이재명, 재판 재개 투쟁 전개하겠다”
공포 마케팅으로 단결 강조, 인적 쇄신 분열몰이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일 “범죄자 이재명에 대한 재판 재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당이 분열해 개헌 저지선(100석)을 지키지 못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고 다시 대통령에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대표 경쟁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이른바 ‘탄핵 반대파’(반탄)가 이 대통령에 대한 공포 마케팅으로 당의 단결을 강조하고, 인적 쇄신 요구를 분열로 몰아가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 열린 당 대표 후보 비전대회에서 “범죄자 이재명을 감옥에 보내지 않기 위해 사법부를 겁박하고 검찰청을 해체하려는 정당이 민주당”이라며 “범죄자 이재명을 왜 재판하지 않나. 범죄자 이재명에 대한 재판 재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조항에 대한 재판부의 해석에 따라 중단된 재판을 다시 열도록 하겠다는 주장이다.
김 후보는 이어 “야당 말살, 내란 특검 저지 투쟁을 하겠다”며 “싸울 줄 아는 사람, 싸워서 이길 사람, 김문수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단결하는 것이 혁신”이라며 “사분오열 나뉘어서는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사수해야 한다”며 “자체 분열로 100석 의석이 무너지면 ‘이재명 총통독재 권력의 연임 개헌’과 ‘사회주의로의 체제 전환 개헌’으로 이어지는 천추의 한을 남긴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사회주의와 대통령 4년 연임제로 바꾸고 스스로 다시 대통령에 취임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 대통령에 대한 공포 마케팅을 통해 ‘탄핵 찬성파(찬탄)’의 인적 쇄신 요구를 무마하고, 이 대통령을 싫어하는 강성 보수 당원들의 결집을 도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8·22 전당대회 판세를 두고 ‘어대김’(어차피 대표는 김문수)이란 말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김 후보가 불과 두 달 전까지 대선 후보였다. 역전하기엔 남은 기간이 짧다”며 “결선에 가더라도 김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같은 반탄 진영의 장동혁 후보는 김 후보보다 더 강한 보수적 견해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이날 비전대회에서 “계엄은 곧 내란이 아니다. 당론을 열심히 따르고 싸웠던 사람들이 혁신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공수처 수사와 헌재의 재판이 불공정하다고 외친 것이 극우가 될 수 없다”고 반탄 진영을 옹호했다. 그는 “약속을 어긴 사람들이 약속을 지킨 사람에게 몽둥이를 들 수 없다”고 인적 쇄신을 비판하는 듯한 메시지도 냈다. 장 후보는 또 “이 대통령을 재판에 세워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김 후보처럼 재판 재개 투쟁을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장 후보는 지난달 31일 전한길씨, 강용석씨 등 보수 유튜버들이 주관하는 방송에 나가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하러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찬탄 진영은 민주당과 특검 수사에 따른 정당 해산 우려를 활용해 극단 세력과의 단절을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비전대회에서 “당원을 배신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을 숭상하는 극단 세력을 당심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경태 후보도 “탄핵을 부정하고 극우의 손을 놓지 못하는 후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이 망설임 없이 국민의힘 해산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부정선거 음모론, 전광훈 목사 추종자, ‘윤어게인’ 주창자들과 확실히 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진우 후보는 “계파도, 척진 사람도, 신세 진 사람도 없는 내가 보수의 분열을 막을 유일한 후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5~6일 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로 예비경선을 진행해 7일 당 대표 후보 5명 중 4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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