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가짜의사' 판친다… 의료광고 소비자 현혹 심각

강현수 2025. 8. 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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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의료인처럼 등장해 의료광고
가상인물이 가짜 후기 남기는데도
제재 방법 없어 소비자 기만 지속
부작용 막을 법 조항은 내년 초 시행
AI  의료광고 이미지를 ChatGPT를 통해 생성했다. 사진=ChatGPT

"이 치과는 권선구분들만 국산 정품 임플란트를 29만 원에 해드린다네요. 추가 비용 절대 없고 정품 재료만 사용하니까 엄청 좋은 가격에 좋은 혜택이죠."

흰 의사 가운을 입고 안경을 쓴 '여성'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듯한 영상에 나와 한 치과의 임플란트 시술 혜택을 내세운다. 이 '여성'은 "임플란트가 요새는 품질이나 기술이 웬만하면 다 좋아져서, 가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제일 효과적"이라고도 설명한다.

진짜 의사가 말하는 것 같은 이 광고 영상  여성은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로 제작된 가짜다. 사람 모습을 한 이미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술을 움직이고, 자신의 말을 강조하는 손동작도 사용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다른 영상에서는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이 등장해 한 브랜드의 지방흡입 패치를 언급한다. 그는 "주변에서 하도 난리라고 해서 실제로 와이프에게 선물해 봤다. 근데 와이프가 뱃살에 붙여봐야겠다면서 열심히 붙이더니 한 달도 안 돼 3주 만에 10㎏가 빠지더라"라고 소개한다.

이 남성 역시 실존하는 인물이 아닌 AI가 만들어낸 이미지지만, 영상을 보는 이들은 실제 사용 후기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가짜 의사'가 공개하는 병원 정보, '가짜 남편'이 전하는 시술 후기 영상은 현재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 '먹방'과 드라마, 광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람 모습의 생성형 AI 기술 활용이 활발해진 흐름 속에 의료 분야에서도 해당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의 장 또는 의료인이 아닌 자는 의료 광고를 할 수 없다. 의료인 등에 해당하더라도 치료 경험담과 같이 소비자가 치료 효과를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 방송 등을 이용해 전문가의 의견 형태로 표현하는 광고는 제한된다.

그럼에도 실존하는 사람이 아닌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 의료 분야 홍보 영상에 등장, 관련 법망을 비웃으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AI의 부작용을 막겠다며 인공지능의 개발·활용 과정에서 사람의 생명, 신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인공지능기본법)'은 내년 1월 22일에야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 제31조에는 '인공지능 사업자는 생성형 인공지능 또는 이를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그 결과물이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됐다는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각종 산업에서 법망을 피해 AI가 악용되는 사례가 우후죽순 등장하지만, 관련 제도는 이를 뒤쫓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AI가 의사 역할을 한다든지, 사람이 아니기에 실제 경험할 수 없음에도 후기를 광고하는 행위를 저촉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며 "요즘의 AI 콘텐츠는 (진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었는데, 소비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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