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필리버스터 정국… 정쟁보다 급한 건 관세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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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또다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정쟁의 반복이 이제 놀랍지도 않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지금, 국회가 정파적 공방에 발목을 잡힌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산업 현장으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충격을 이겨낼 산업 구조와 지속 가능한 정책 틀을 만드는 일에 국회가 입법·예산·제도 측면에서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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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또다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상법개정안, 방송3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예고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가 벌어진다면 지난해 7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여야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정쟁의 반복이 이제 놀랍지도 않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지금, 국회가 정파적 공방에 발목을 잡힌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산업 현장으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화급한 현안은 미국발 관세 후폭풍이다. 한국은 15%의 관세율을 통보받았다. 국내 수출산업들이 관세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정작 국회는 이 문제에 대한 초당적 논의나 대책 마련은커녕 정쟁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통상은 정부나 기업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투자 여건 조성과 산업 생태계 조정, 조세·노동·인재 정책까지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영역이다. 국회가 입법·정책 차원에서 뒷받침하지 않으면, 정부의 협상력에도 한계가 생기고 기업의 대응 역시 표류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필리버스터 자체는 합법적이다. 허나 이것이 민생과 국익을 뒷전으로 미루는 핑곗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는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하다. 특히 최대 수출 시장이자 안보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의 압박은 단순한 무역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국가과제다.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수출은 줄고 투자는 정체되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악순환이 심화된다. 여야가 협력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정쟁에 빠져 시간을 허비한다면,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초당적 협력으로 관세 폭탄에 맞설 범국가적 전략을 마련하는 일이다. 충격을 이겨낼 산업 구조와 지속 가능한 정책 틀을 만드는 일에 국회가 입법·예산·제도 측면에서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국회는 싸움이 아닌 해결책을 내는 국회다. 정쟁에 몰두하는 국회가 아니라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하는 국회다. 정쟁을 멈추고 국익 앞에 하나 되는 책임 있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정치가 국민 앞에 존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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