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누구의 도시인가?

기호일보 2025. 8. 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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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도시 전략 곳곳에는 '글로벌', '스마트', '혁신' 같은 화려한 수사(修辭)가 넘친다.

그러나 그 거창한 비전 속에 정작 시민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도시는 도대체 누구의 것인가?" 국민주권과 지역균형발전이 화두인 현재의 시점에서 그 질문에 책임 있게 답할 주체는 사실 인천시민이고, 인천시 정부와 공공기관들은 든든한 지원자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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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환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전 한국정책학회장
명승환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인천의 도시 전략 곳곳에는 '글로벌', '스마트', '혁신' 같은 화려한 수사(修辭)가 넘친다. 그러나 그 거창한 비전 속에 정작 시민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개발계획과 정책은 차고 넘치지만 이를 책임지고 이끌 주체와 철학은 실종된 채 인천은 점차 수사뿐인 도시로 전락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송도국제도시는 이러한 공공성 위기의 대표 사례다. 한때 스마트시티의 필수 방문 코스로 해외 방문단의 부러움을 샀던 곳이다. 애초 주거 중심 신도시로 구상됐던 송도는 곧 '동북아 경제 중심'이라는 기치 아래 대형 개발구역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를 표방하며 추진된 송도 개발은 정작 핵심이던 국제업무단지와 첨단산업 기반 조성보다는 손쉬운 아파트와 상업시설 위주로 빠르게 채워졌다. 

행정 당국은 외국 투자유치를 명분으로 각종 세제 혜택과 토지 장기 임대, 규제 완화 등을 퍼부었지만 그 결과 지역사회와 유리된 도시 속 위험한 실험도시로 바뀌었다. 도시 외형은 갖췄으나 내실은 빈껍데기라는 평가처럼 송도는 지역 공동체와 단절된 베드타운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 통합적 계획을 조율할 컨트롤타워 부재 속에 토건 위주의 개발이 난립하면서 송도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은 흔들리고 있다.

우선 송도 글로벌캠퍼스는 유수 대학을 유치해 인천의 국제적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는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지속성이 있는지 여부다. 따라서 향후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봉사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면 송도 주민의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연고전처럼 인천 소재 대학과 글로벌캠퍼스와의 체육행사, 글로벌 송도 대학축제도 벌이고 송도운하에 대학 간 수상경기나 세계 철인경기도 열리면 좋겠다. AI혁명이 일어나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희망이 넘치는 상상력과 담대한 기획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사례는 i-RISE(인천형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이다. 인천시는 2025년부터 214억 원(국비 183억 원, 시비 31억 원)을 투입해 지역 대학과 산업을 연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 그러나 정작 그 계획 어디에도 '인천형 인재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과 그림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참여 대학 간 역할 분담이나 책임 구조도 모호하다. 결국 이 사업도 "중앙에서 틀을 주고, 지자체가 예산을 배분하고, 대학이 수치 목표를 맞추는" 기존 관료주의 사업의 반복에 그칠 위험성이 크다.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할 지역 청년과 중소기업, 시민은 또다시 대상화되고 행정은 보고서용 실적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 누가 책임지는가,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공란으로 남아 있다. 인천의 대학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인천시민에게 보다 감동을 주는 대학의 지성과 품격을 보여 주기를 소망한다.

공공정책은 말 그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추구하는 목적과 방법이 정당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비로소 실행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인천의 도시 운영 구조를 보면 누가 이 도시를 설계하는지, 누가 책임을 지는지, 그 정책이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보이질 않는다. 인천시민의 주인의식과 자부심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인천만의 독특함과 역동성이 담겨 있으면 좋겠다. 

"이 도시는 도대체 누구의 것인가?" 국민주권과 지역균형발전이 화두인 현재의 시점에서 그 질문에 책임 있게 답할 주체는 사실 인천시민이고, 인천시 정부와 공공기관들은 든든한 지원자가 돼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인천은 거대한 인프라와 산업은 있지만 삶의 낭만과 아름다움이 부족한 회색도시여야 하는가?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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