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특집]AI가 바꾸는 세상, 길을 묻다 <4> "오늘은 어떤 지능·선택·연결성을 입을까"…스마트 의생활

이영란 기자 2025. 8. 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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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기기는 건강, 감정, 소셜 라이프까지 맞춤형 코칭 파트너
AI가 개인별 생체신호 분석,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AI코치가 각자의 삶을 최적화하는 역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스마트 안경인 '오라이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거리는 디지털과 현실이 교차하는 거대한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옷장과 안경, 신발과 액세서리에 녹아드는 순간, '의생활'은 더 이상 단순한 '입는 것'을 넘어선다. 본격적인 AGI 시대, 전통적인 의복과 패션이 AI·센서·디스플레이 등과 결합해, 맞춤형 정보 제공과 신체 상태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스마트 의생활' 시대로 진입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Meta) 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 및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AI 시대의 주도권은 안경을 쓰는 사람에게 갈 것"며 "AI 시대를 맞아 안경 없는 사람은 곧 큰 인지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저커버그는 "안경은 AI가 하루 종일 당신이 보는 것, 듣는 것, 듣는 말을 바탕으로 바로 대화하고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AI에 최적화된 폼팩터"라며 메타가 개발 중인 차세대 오리온(Orion) AR 안경의 홀로그램 시야 확대 및 소형 디스플레이 탑재 구상을 설명했다.

메타는 이미 레이밴 메타(Ray-Ban Meta)와 오클리 메타(Oakley Meta) 등 스마트 안경 라인업을 강화하며 AI 웨어러블 시장을 선도 중이다. 다만 저커버그는 "여전히 디스플레이 혁신이 더 필요하다"며 "지난 5~10년간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에서 관련 연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는 2분기에만 45억3천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0년 이후 누적 손실액은 700억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막대한 투자의 배경에는 AI와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 선점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 있다. 저커버그는 "안경이야말로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융합되는 완벽한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며 "이는 메타버스 비전의 핵심이 될 것이고, AI가 이러한 통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스마트글라스와 입는 지능의 진화

한편, 업계 전반에서는 AI 창작 기기 폼팩터를 두고 각축전이 계속되고 있다. 오픈AI는 전 애플 수석디자인 책임자 조니 아이브의 스타트업을 65억달러에 인수, 신개념 AI 기기 개발에 착수했다. 시장조사업체와 AI 전문 매체들은 2025년 AI 기반 웨어러블 시장이 35% 이상 성장한다고 내다본다. 소니, TCL, 무스타드, 국내외 스타트업까지 경쟁적으로 AI 스마트글라스를 출시하면서 스마트글라스는 단순 정보 디스플레이를 넘어 실시간 번역, 헬스케어, 산업 작업, AR/메타버스 연동, 패션 개성의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AI 핀·펜던트 등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안경이 현재로서는 현실적이고 사회적 수용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회장은 "누군가 스마트폰을 만들기 전까지 세상이 스마트폰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처럼, AI 스마트 기기의 최종 진화는 아직 예측 불가하다"면서도 "다만 저커버그는 메타버스와 AI의 융합이 인류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는 야망을 갖고 도전에 나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능을 입는 혁명… 패러다임 대전환

안경과 더불어 스마트 의생활은 단순한 의복 혁신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영역을 뒤흔들고 있다. 이미 글로벌 패션하우스와 ICT기업들은 스마트 섬유와 센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의류·신발·액세서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체온·습도에 반응해 색이 바뀌는 의류, 심박·스트레스 데이터를 측정해 실시간으로 건강을 점검하는 재킷, 스마트폰 없이도 정보와 경험을 연결하는 AR 패션쇼 등, 의복은 미와 실용성을 넘어 '나만의 인터페이스'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AI 기반 스타일 추천과 AR 가상 피팅룸, 체험형 메타버스 패션쇼, 아바타와 연동되는 실시간 맞춤형 스타일링 등 기존 패션의 개념을 뛰어넘는 경험을 이미 일상에서 누리고 있다. 명품 마켓팅을 주로 하는 한 패션 전문가는 미래 의생활에 대해 "웨어러블 기기는 전신 건강, 감정, 소셜 라이프까지 맞춤형 코칭 파트너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AI가 개인별 생체신호를 분석해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를 넘어 각자의 삶을 최적화하는 'AI 코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우리는 거울을 보는 순간, '오늘 이 옷'이 아니라 "오늘 나는 어떤 데이터, 어떤 연결, 어떤 감정으로 세상과 만날까"를 고민하게 될 수도 있다. AI 의생활은 개인화(나만을 위한 정보와 경험 제공), 인터랙티브(제스처·음성·시선 인식), 융합 패션(미학과 첨단기능 동시 구현)을 내세우며 패션산업의 지형 자체를 바꿀 전망이다. 이는 일·여가·헬스케어·커뮤니케이션 등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개인정보 등 과제 불구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그런데 기술과 인간성이 만나는 패션의 진화 속에서, 개인정보보호와 디지털 불평등을 둘러싼 윤리적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고감도 센서와 혁신적인 디자인, 오픈 소프트웨어 생태계 등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무한경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보격차·교육 격차·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 등 새로운 사회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 많은 전문가들은 "멋과 편안함, 프라이버시가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첨단이라도 성공 못한다"며 "생체 정보와 위치, 감정 데이터까지 실시간 수집되는 사회에서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소유권, 윤리적 가이드라인 강화가 미래 의생활이 대중화 하느냐 못하느냐의 핵심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바야흐로 이제 '어떤 스타일을 입을까'가 아니라 '오늘은 어떤 지능, 어떤 선택과 연결성을 입을까'를 묻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고, 이에 어떻게 대처할 지는 우리 몫이 되고 있다. 박영숙 회장은 "과거 패션이 계급·신분의 표현이었다면, AI 스마트글라스와 스마트 의류는 인간의 인지능력, 건강, 사회적 역할을 모두 담아내는 '지능의 갑옷'이 되고 있다"면서 "기존 패션의 경계, 인간-기계의 경계마저 허물게 될 스마트글라스와 AGI 기반 스마트 의생활 시대를 앞두고 삶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AI가 시각·청각을 실시간 해석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슈퍼 인텔리전스 시대에 진입한다"고 말한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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