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답은 현장에...AI체제 전환 이끌 것" [인터뷰]

■ ‘답은 현장에’…그가 쓰는 또다른 ‘우문현답’
김 원장은 최근 ‘우문현답’이라는 말을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문현답(愚問賢答·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현명한 답)이 아닌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그만의 우문현답이다.
이러한 김 원장의 신념은 그의 행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악의 경제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지난 3월, 원장에 취임한 그는 자연스럽게 여겨지던 취임식 대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현장행보를 택했다. 도내 기업이 더 많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점검하는 게 그의 첫 임무였다. 14개국의 19개 비즈니스센터(GBC) 소장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 고민을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게 경과원의 핵심 업무라고 말하는 그는 현장에서 직접 애로사항을 듣고 이에 기반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쉴 틈 없이 달려가며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김 원장이 사무실에서 받는 서면 보고 대신 현장으로 향해 기업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지속해 추진하는 건 종전 정책적 길잡이가 돼야 했던 경제부지사와 달리 경과원장은 정책 수립부터 실행까지 현장에서 답을 찾아가는 자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김 원장은 “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지원 방안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어떤 지원이 정말 필요한지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다 보면 경과원이 추진하는 지원사업이 더욱 효과적으로 현장에 작동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 ‘AI 대전환’, 미래산업 선도 위한 핵심 과제
현장 행보를 통해 김 원장이 얻게 된 도내 기업의 방향성 중 하나는 ‘AI 대전환’이다. 인공지능(AI )기술력을 활용한 의료·교통·돌봄·제조 혁명이라는 네 분야에 포커스를 맞춰 도내 기업을 육성하다 보면 경기도가 인공지능을 비롯한 미래 산업을 앞장서 끌고 가는 선도 도시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미 경과원은 이를 위해 다양한 AI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판교 ‘경기 AI캠퍼스’를 중심으로 AI리터러시 교육부터 전문가 양성, 멘토링까지 인력양성, 클러스터 구축, 네트워킹이라는 세 개의 톱니바퀴를 구르게 할 전주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천여명의 수료생과 60명 이상의 전문 인재를 배출한 경과원은 하반기부터 고양시에 ‘경기북부AI캠퍼스’를 추가로 설치하고 교육 사각지대 없이 도내 전역에서 AI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판교와 고양을 거점으로 한 캠퍼스 외에도 경과원은 지역 시·군과 협력해 ‘AI시군특강’, ‘도민 강사 양성과정’ 등을 운영해 지역 특성에 맞는 AI 저변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또 AI 기반 창업 생태계를 유도해 기술 융합형 산업 성장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경과원 내부에도 변화를 계획 중이다. AI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경기도와 협의해 AI본부로 관련 부서를 승격시키는 등 조직 확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김 원장은 “AI 미래 신산업본부를 AI본부로 분리, 승격해 조직을 확대하고 관련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 협의를 통해 조직적 변화도 구상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통해 AI 저변 확대와 AI 기반 창업 생태계 마련 등 도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 스케일업 핵심 전략 ‘바이오 산업’ 성장·확산 만전
김 원장은 3대 목표 중 하나인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AI와 함께 가장 핵심적으로 육성해야 할 사업으로 바이오 산업을 꼽았다.
경과원은 최근 수원 광교에 ‘광교 바이오허브’를 열고 에듀 스테이션에서 바이오 스타트업 맞춤형 연구개발(R&D)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단순히 이론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실제 기업의 수요에 맞춰 현장형 교육을 하는 것도 실질적 능력 향상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이에 경과원은 에듀 스테이션을 통해 양성된 인재들이 스타트업과 현장에서 즉시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광교 바이오허브 내 랩스테이션을 통해 현재 14개 딥테크 바이오 스타트업을 보육 중인데 연말까지 24개사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실험실, 첨단 장비, 컨설팅까지 집약된 창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스케일을 키워갈 수 있는 데 지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이처럼 경과원의 지원책은 신산업의 지속적 성장과 확산을 목표로 민·관·산·학을 잇는 네트워킹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산학연 공동 R&D 실증연구부터 창업 컨설팅을 통한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의 유기적 협력 기반을 마련해 하나의 신산업 생태계를 완성하고 있다.
김 원장은 “바이오는 AI와 함께 신산업을 이끄는 양대 축”이라며 “이를 중심으로 도민이 참여하고, 기업이 성장하며,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고 했다.

■ 지역 가리지 않는 고른 지원… 경기 북부 경쟁력 강화
김 원장은 경기 남부와 북부를 가리지 않고 도내 기업들이 고른 기회를 얻어 성장할 수 있도록 경기 북부에 역점을 두고 균형기회본부를 중심으로 한 북부권 경제 활성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 북부가 남부에 비해 산업 인프라 및 기업 성장 여건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았던 만큼 균형발전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전통제조업의 디지털전환(DX) ▲노후생산시설 현대화 ▲균형발전 펀드 조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먼저 전통제조업의 디지털전환은 경기 북부에 밀집한 기초 소재·부품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스마트공장 도입, AI·사물인터넷(IoT) 기술 접목,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체계 구축 등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전통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균형발전이며 기업의 기술과 시스템을 향상시켜 북부 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시설의 현대화 역시 중요하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노후 생산시설의 현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북부권에 다수 분포한 중소제조업체의 낙후된 설비 및 공정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설비 리모델링, 친환경 공정 전환, 에너지 효율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설 현대화는 생산성 향상 및 안전과 환경까지 고려한 지속가능한 산업 기반 구축의 출발점”이라며 “기업의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균형발전을 위한 펀드 조성 역시 북부권의 발전을 이끌 하나의 방법으로 꼽힌다.
김 원장은 “북부권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 유치를 유도하기 위해 도비와 민간 자금을 매칭한 300억원 규모의 ‘균형발전펀드’를 조성해 자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혁신 기술을 가진 북부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자금 유입 창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북부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단순한 지역 지원을 넘어 경기도 전체 산업 균형의 핵심 과제”라며 “경과원은 북부권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통해 ‘지역이 성장의 주체가 되는 균형발전’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했다.

■ 글로벌화 실현 위한 경기비즈니스센터, 순항 중
경과원은 글로벌 수출 환경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출전진기지인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운영 중이다. 각국의 통상 동향을 면밀 살피면서 수출 유망 지역의 제품을 발굴해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게 GBC의 핵심 역할이다. 또 국내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GBC의 역할 중 하나다.
최근 미국 댈러스에 신규로 GBC를 설치한 김 원장은 “상반기 캐나다 밴쿠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센터를 신설하고 하반기에는 미국 댈러스를 포함해 폴란드 바르샤바, 칠레 산티아고 등 여섯 곳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그렇게 되면 경과원이 운영하는 GBC는 19개국 25개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과원은 이들 GBC를 통해 도내 기업의 수출품목을 발굴해 현지 시장에 맞춤형으로 연결하고 관세 등으로 어려운 미국 시장 진출 지원과 중동, 유럽 등 수출 유망 지역을 새롭게 발굴하는 등 수출 다각화에 방점을 두고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해법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김 원장은 위기에 강한 우리 국민의 DNA를 믿는다고 했다. 최악의 상황일수록 그 안에서 답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우리 국민의 특성처럼 경과원도 기업의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해결하는 최일선의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김 원장은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위기 극복 DNA가 있다”며 “경제와 민생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기업과 도민은 그간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늘 꿋꿋이 다시 일어섰다”고 전제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 역시 반드시 새로운 기회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단기적 어려움에 머무르기보다 우리 내면의 잠재력을 믿고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때”라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더 많은 기업 현장을 찾고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의 경과원 운영 방식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경과원의 정책에 반영하는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그는 “경과원이 기업에 실질적인 기회와 변화를 제공하는 동반자로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기업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 좋은 기회로 보답하겠다”며 “오늘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도내 중소기업인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함께 위기를 넘고 성장을 이루는 길에 경과원이 늘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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