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가, 거래인가… ‘대도시의 결혼법’ 해부한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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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약속해요. 당신은 운명의 상대(love of your life)와 결혼하게 될 거에요."
8일 개봉하는 셀린 송 감독의 '머티리얼리스트'는 현대의 사랑과 결혼이 얼마나 철저히 시장 논리 속에 놓여 있는지 들여다보는 영화다.
루시는 체크리스트의 조건과 모호한 매력을 조합해 '사랑'을 포장하고 세일즈한다.
극 중 루시는 "인류 역사상 결혼은 언제나 거래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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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약속해요. 당신은 운명의 상대(love of your life)와 결혼하게 될 거에요.”
미국 뉴욕의 고급 결혼정보회사 ‘어도어’에서 일하는 커플 매니저 ‘루시’(다코타 존슨)는 말한다. 루시의 고객들은 수천 달러를 지불하고 ‘평생의 짝’을 찾기 위해 회사를 찾는다. 루시는 이들에게 조건에 맞는 이상형을 찾아주고 첫 데이트 이후의 반응까지 철저히 관리한다. 루시는 사랑을 연결하는 큐피드이자 고객의 자존감을 북돋우는 상담사, 높은 성사율을 자랑하는 유능한 매칭 전문가다.

루시의 고객들은 사랑을 갈망하고 동반자에 대한 환상을 품지만, 동시에 냉정하고 까다로운 기준으로 상품을 고르듯 상대를 고른다. 체크리스트에는 연봉, 나이, 키, 몸무게, 종교, 인종은 물론 머리숱까지 빼곡하게 기록된다. 고객들은 ‘협상 불가 조건’과 ‘절대 안 되는 요소’를 명확히 강조하며 깐깐한 소비자처럼 행동한다.
루시는 체크리스트의 조건과 모호한 매력을 조합해 ‘사랑’을 포장하고 세일즈한다. 사랑은 더는 감정이 아니라 만들어진 상품이며, 결혼은 마법이 아닌 쇼핑이다.

영화는 사랑이 비즈니스가 된 시대, 자신을 가공해 시장가치를 높이려는 현대인의 모습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누군가는 코와 가슴에 보형물을 넣고, 누구는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키 크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영화에는 오프브로드웨이 극작가 출신인 셀린 송의 실제 희곡 ‘톰과 엘리자’(Tom & Eliza)도 등장한다. 루시와 해리가 존의 연극을 보러 가는 장면에서 이 극이 상연되며, 포스터에는 송 감독의 이름이 적혀 있다. 픽션과 현실이 교차하는 셀린 송 특유의 유머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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