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직장생활 끝내고 귀촌한 이 사람, 가서 한 것은 [여책저책]

장주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emiangel@mk.co.kr) 2025. 8. 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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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의 매일 걷습니다. 목적지를 향할 때도 있지만 무작정 걷고 싶을 때도 있죠. 퇴직 후 국토종주를 떠난 이가 있습니다. 서울역에서 부산역을 오가는 경부선을 중심으로 여행길을 잡은 저자의 행보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사진 = 미다스북스
쳇바퀴 같은 일상에 새로움을 불어넣고 싶던 한 청년은 북극권 낯선 섬으로 백패킹을 떠났습니다. 여책저책은 이 두 사람의 걷기 여행길을 동행합니다.
싼티아고 국토종주: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혼자 걷기
한걸음 | 도서출판 바람
사진 = 도서출판 바람
‘종주’나 ‘횡단’하면 일단 “우와”하는 감탄사를 내게 한다. 고생이 불 보듯 뻔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힘든 만큼 얻는 보람 또한 상당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종주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에베레스트산 등반 등을 마무리 지은 이들의 공통점은 성취감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버킷리스트 목표로도 세운 이들이 많다.

30년 직장생활을 끝내고, 2017년 9월 퇴직한 저자 한걸음은 인생 2막을 일단 ‘놀기’로 잡았다. 주 거처인 서울 동작구에서 놀다, 충남 태안 안면도로 가 3년 간 귀촌하며 놀았다. 노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마을 둘러보기, 글쓰기, 책 만들기, 걷기 등 당당하게 나이듦을 바탕으로 해 꾸준히 놀았다. 대표적으로 서울둘레길 157km를 5일만에 완주하기도 했고, 안면도의 빈집으로 귀농한 것도 놀기에 대한 자신만의 도전이었다.

사진 = 도서출판 바람
​그러다 좀 더 무대를 넓혔다. 종주하며 놀기다. 더구나 산티아고가 아닌 ‘싼티아고’로 자신의 여행에 이름을 붙였다. ‘부티’나게 비행기 타고 가는 진짜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니라 ‘싼티’는 나지만, ‘아(我)’,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GO)’, 걸어가면서 우리 산하를 여행하는 방식이다. 한 마디로 국토 종주다. 그래서 책 이름도 ‘싼티아고 국토종주: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혼자 걷기’로 했다.

저자는 지난 4월 7일 서울역을 출발해 경부선 무궁화호 정차역을 따라 22일 동안 혼자 걸어 4월 29일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낮에는 걸었고, 밤에는 그날의 여정을 글로 기록했다. 거창한 카메라를 들지도 않았다. 평소 전화기로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 S24로 촬영했다. 그래서 사진 아래에는 촬영한 날짜와 시간까지 남겼다.

사진 = 도서출판 바람
​저자가 선택한 경부선은 1905년 개통했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120년 역사의 철도다. 이듬해인 1906년에는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이 개통됐고, 1908년부터는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기차가 운행하며 한반도를 종단하는 철도 시대를 시작했다. 2004년에 서울~부산 간 KTX가 놓였다. 경부선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근대화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저자는 같은 것을 보더라도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걷는 내내 자기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을 돌아봤다. 또 우리나라, 우리 강산, 우리 역사를 생각하면서 걸었다. ‘퇴직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를 화두로 자신의 남은 시간을 계획하며 한걸음 더 내딛었다.

바다 위의 알프스, 로포텐을 걷다
김규호 | 미다스북스
사진 = 미다스북스
​나이 서른 셋. 그의 인생 동안 32개국을 여행했다. 나이만큼 전 세계를 누빈 저자 김규호는 여행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그래서 전공도 관광경영학을 선택했고, 유럽 교환학생도 도전했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 2018년에는 노르웨이로 떠났다. 이름도 생소한 로포텐을 백패킹으로 다닌 그는 이곳에서 인생의 작은 전환점을 맞았다. 백패킹 여행기로 제4회 두산백과 여행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2024년 저자는 다시 로포텐을 찾았다. 아예 그 두 번의 여정을 책 ‘바다 위의 알프스, 로포텐을 걷다’로 엮었다.

누구나 나만의 취향을 발견하기까지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는다. 시행착오란 언제 어디에서나 공평하기에 ‘여행’에도 반드시 찾아온다. 여행을 거듭할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점차 뚜렷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저자는 유럽 여행을 거듭하며 마주한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깨달았다. 화려한 도심보다는 고즈넉한 소도시나 자연, 여기에 모험 한 조각을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생각한 그에게 로포텐 백패킹은 더할 나위 없었다.

사진 = 미다스북스
낯설기에 신비한 곳, 노르웨이 로포텐은 관광 인프라와 시설이 넉넉하지 않았다. 상당한 여행 거리와 이동 시간도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충분히 여행할 가치가 있는 로포텐은 저자의 심장을 뛰게 했다. 여건이 된다면 당장이라도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은, 얼마든 새로운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저자는 추켜세운다.

​저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거칠고 딱딱한 길만 보고 걷기엔 로포텐이 보여주는 풍경이 너무나 아깝다고 말한다. 끝없이 펼쳐진 하늘, 대자연의 조각품 피오르, 새파란 파도를 품은 바다, 동네에서만 볼 수 있는 소소한 일상 모습 등은 생각지도 못한 따스함을 안겨준다.

사진 = 미다스북스
두 번째 로포텐 여행은 고단했지만 행복했다. 저자는 졸음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로포텐을 마음속에 그리고 또 그렸다. 내일을 마주할 때 필요한 삶의 태도와 인생의 지혜를 아낌없이 건네는 로포텐이기에 이곳에서 만큼은 ‘내 하루의 주인공은 바로 나’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저자는 로포텐을 즐기는 여행법을 추천하기도 했다. 신중한 고민 끝에 행동하는 것도 좋지만 때론 ‘돈키호테’처럼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에는 취향, 더 나아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무작정 떠난 저자만의 여행담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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