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찬란했던 손흥민의 ‘토트넘 10년’···韓 축구 사상 최고의 선수는 또 다른 도전을 향해 간다

계속될 것만 같았던 손흥민과 토트넘의 동행은 결국 여기까지였다. 2015년 8월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이적료 2200만 파운드에 토트넘에 입단했을 때만 하더라도 의문부호가 가득했던 손흥민은 10년간 굵직한 업적을 쌓았다. 그리고 결국 ‘레전드’라는 칭호를 달고 당당하게 토트넘을 떠나게 됐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오기 전 독일에서 날개를 펴고 있었다. 함부르크에서 3시즌 동안 공식전 78경기 20골, 레버쿠젠에서 3시즌 동안 공식전 87경기 29골을 넣는 등 차범근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분데스리가에 또 한 번의 ‘붐’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리그도 아닌, 세계 최고 리그인 EPL에서 손흥민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실제로 입단 첫 시즌 공식전 40경기에서 8골에 그치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절치부심한 손흥민은 2016~2017시즌 확 달라졌다. EPL 14골을 포함해 공식전 47경기에서 21골을 터뜨리며 날개를 활짝 폈다. 이후 2023~2024시즌까지 EPL에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특히 2021~2022시즌에는 EPL에서 23골을 터뜨려 자신의 EPL 한 시즌 최다골 작성과 함께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가 됐다.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득점왕에 오른 것은 손흥민이 최초였다.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공식전 454경기를 뛰며 173골·101도움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남겼다. EPL 127골, 컵대회에서 19골을 넣었고,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27골을 몰아쳤다.
토트넘 역사상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해리 케인(280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바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의 4명 뿐이다. 유럽클럽대항전만 놓고 따지면 케인(45골)에 이은 2위이며, 토트넘 역대 최다 출전 부문에서는 8위에 랭크됐다. EPL 이달의 선수에만 4차례 선정됐으며, 2019년 12월 번리전에서 기록한 70m 단독 돌파 후 원더골은 푸슈카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손흥민에게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우승’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우승에 성공하며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무관’에서도 벗어났다.
다만, 개인의 영광과는 다르게 지난 시즌을 통해 노쇠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인 손흥민은 잔류와 이적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고, 결국 2일 서울 영등포구 IFC 더포럼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에 앞서 별도의 발언을 통해 올여름 팀을 떠날 것임을 발표했다.
토트넘과 이별이 예정된 수순처럼 여겨졌던 것만큼, 팬들도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그렇게 한국 축구 사상 최고의 선수는 자신의 전성기를 보냈던 팀을 뒤로 하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서게 됐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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