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핫플] "만화 보러 가자" 부모가 아이들 앞세우는 이곳
지상 4개 층, 만화책만 3만 권
국내 첫 매머드급 공립 만화방
VR 체험·드로잉 실기 등 제공
국내 영상 콘텐츠도 무료 감상
누구나 참여 웹툰 창작실 인기

예전의 만화방에서는 인상을 찡그린 부모가 아이들의 손을 끌고 나오는 장면이 낯설지 않았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들 손을 잡고 들어가는 만화방이 생겼다. 아니 만화방 가고 싶은 부모가 아이들을 앞세운다고 해야 더 정확할까?
□가 보자! 국내 최초 ‘공립’ 만화방
국내 최초로 공립 만화방, 아니 만화도서관이 생겼다는 소식에 부산 연제구로 향했다. 6월 말 개관한 연제만화도서관은 정부가 공모한 ‘생활SOC(사회간접자본) 복합화 사업’ 대상에 선정돼 설립됐다. 사업비는 99억 1000만 원이며, 건물 한쪽에는 연산3동 행정복지센터도 자리잡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2067㎡) 규모로 만화책 3만 여권과 전자책 4000여 권 이 비치된 ‘매머드급 만화방’이다.

도서관 1층부터 돌아봤다. 메인 공간인 만화라운지에 들어서자마자 배트맨과 슈퍼맨으로 유명한 ‘DC코믹스’와 아이언맨, 헐크 등의 캐릭터를 내세운 ‘마블코믹스’ 책장이 눈에 띄었다. 그 옆으로는 ‘좀비에게 물려도 끝까지 읽는 책’이란 제목으로 꾸며진 서가가 있었다. 개관 기념으로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을 그린 주동근 작가가 엄선한 도서를 선보이는 코너이다. 이곳은 앞으로 2~3개월마다 사서들이 새로운 주제의 큐레이션(전시) 서가로 꾸려갈 예정이다.
한편에는 7m 높이의 초대형 ‘미디어 월’(317인치)이 설치돼 있다. 부산시 캐릭터 ‘부기’를 연필과 붓, 태블릿 등 다양한 도구로 그려내는 모습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이 상영 중이다.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

‘디지털 미디어 북’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반응형 도서 체험 장비다. 거치대에 손바닥만 한 크기의 미니 북을 올려놓으면, 이를 인식한 빔프로젝터가 빈 종이만 있는 대형 책 페이지에 내용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웹툰창작실
2층은 ‘만화의 숲’이라는 테마로 꾸며졌다. 세계 각국의 인기 만화를 찾아볼 수 있는데 국가별로 한국, 일본, 동양, 서양 등으로 구분돼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의학·역사·건축·외국어 등 교육 목적 만화도 비치돼 있다. 만화는 아니지만 만화를 그릴 때 참고할 만한 서적과 함께 부산 출신 만화가의 작품도 별도로 분류해 놓았다.
또 ‘미디어 감상존’ 2개실이 마련돼 있어 영상 콘텐츠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웨이브(Wavve)’의 콘텐츠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은 웹툰 창작실과 문화 프로그램 강의실로 꾸며졌다. 웹툰 창작실에는 PC와 태블릿 20여 대가 설치돼 있으며, 별도 프로그램이 없는 시간에는 누구나 예약을 통해 3시간가량 이용할 수 있다.
이달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3일 과정의 ‘웹툰 창작 만화캠프’를 연다고 한다.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체험이 주목적인데 부산의 웹툰창작집단 ‘깨치리 스튜디어’가 도움을 준다.

□만화도서관만의 분류체계 ‘눈길’
연제만화도서관의 운영 시간은 화~토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이며,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연제만화도서관 만의 도서분류 체계도 색다르다. 한국만화(kor), 일본만화(jpn), 서양만화(wst), 동양만화(est), 고전만화(old), 부산만화(bus), 마블(mar), DC(dcc) 등으로 나뉜다.
여느 도서관처럼 대출도 가능하다. 책이음(통합)회원으로 등록하면 1인당 5권, 2주간 빌릴 수 있다. 다만 만화도서관 측은 “만화책의 특성 때문에 절판이 된 경우가 많다”며 “분실이나 훼손될 때 돈을 줘도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소중하게 다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