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장애인을 아시나요? “소수라 더 소외받는 일 없어야”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그리고 각종 장애인식교육 등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소외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5개의 장애 종류 중 6개 종류(안면, 뇌전증, 간, 심장, 뇌전증, 호흡기, 장루·요루)의 '소수 장애인'이 그러합니다.
저는 안면장애인 당사자입니다. 안면장애인이란 노출된 안면부의 60% 이상이 변형, 결손, 함몰된 장애로써 예전에는 2~5급으로 판정했지만 지금은 중증·경증으로 나뉩니다. 안면장애인이 우리나라 장애인구 중 0.1%로 가장 '소수'라고 합니다. 저는 안면장애인 중에서도 포도주색 모반이 얼굴과 몸의 반에 퍼져있는 '화염상 모반' 환자로서, 제가 가진 안면장애인은 2000년 대 초반이 되어서야 우리나라에서 법정 장애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친구들에게 그저 '놀림감'이나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이상하게 생긴 사람' 정도에서 '사회적 약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사회에서 저는 관심 밖이었습니다. 수술을 하고 싶었지만 저를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은 제주도에 없었고, 서울 어느 병원에서도 혀를 차며 저를 거부했습니다. '미세혈관을 하나라도 잘못 건드리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일단 피부를 옅게 하는 레이저치료를 받고 있지만, 법정 장애인으로 등록된 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의료보험은 평생 6회에 한해 적용이 가능합니다. '치료 목적'이 아니라 '미용 목적'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인이나 사람들에게 나는 '안면장애인이다'라고 얘기를 하면 '너 사람 얼굴 못 알아봐?', '그런 것도 장애로 등록이 돼?'라는 말이 돌아옵니다. 아무리 장애인식교육이 비장애인 눈높이에 맞게 매년 구성된다 하더라도 안면장애인에 대한 설명은 자세히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애인식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자료 조차에도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지체장애인의 다리가, 청각장애인의 귀가, 시각장애인의 눈이 혐오감을 준다고 하지 않죠. 그런데 유독 안면장애인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을 넘어 상처를 줍니다.
저는 이런 제 이야기를 알리는 내용을 수기로 썼고, 제 장애를 알리고자 TV에 출연도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인터넷 매체에 기자님을 만나 인터뷰도 했습니다. 그 기자님은 저와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눈을 감고 인터뷰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인터뷰를 끝내면서 사람의 외모가 얼마나 그 사람을 알아가고 대화하는데 문제가 없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진행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인터뷰를 본 제 지인들도,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하고 오죽하면 예뻐지고 싶어 성형에 중독까지 되어가는 현대의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시간들을 보내며 저의 사연을 알게 된 어떤 분이 제게 메일을 보내오셨습니다. 본인도 저와 같은 안면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에너지를 너무 쓰지 말라'고 조언하시더군요. '계란으로 바위치기 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는 없어도, 깨진 날달걀이 묻은 바위를 보고 계란껍질을 치우거나, 더러워진 바위를 옮기거나, 물로 바위를 청소해 줄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누구의 일도 아닌 제 일이기에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저와 같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갈 아이들이 있을 것이기에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사람으로서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은 바에 의하면 공장 사고나 교통사고 등으로 화상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몇 년 전 백반증도 안면장애인으로 인정되어 안면장애인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들었기에 제가 길을 조금 닦아놓으면 저를 따라오는 사람들이 편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저는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시행하는 '소수 장애인 실태조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복지관에서 하는 사업에 괜히 내가 껴서 누가 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것이 제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소수 장애인을 알리는 첫걸음'이 된다면 감사하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 모두 아직은 잘 모르는 '소수 장애인'에 대해 알아가고자 노력하고, '소수'라 더 소외받는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잘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관련자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그리고 잘 몰랐던 '소수 장애인'들에게, '소수'라 몰랐던 그들의 외로움에 시민분들도 조금만 관심을 더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안면 장애인 김민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