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아닌데, 학교서 의약품 취급?… 위법행위 가능성 우려
보건교사가 아니어도 다른 교직원이 일반의약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안내한 것을 두고 교육 현장에서 일부 우려가 나온다. 자칫 보건교사 외 교직원들의 투약 지도 등 행위가 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건 인력이 부재한 현장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내 한 국·공립유치원에서 10여년째 방과후(과정)전담사로 일하는 박모씨는 지난 4월 교육당국의 ‘보건교사 부재 시 일반의약품 취급절차’ 안내 이후 첫 방학을 맞은 요즘, 약품 취급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한다. 보건담당 교사가 방학 연수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4월 교육부 지침으로 방과후전담사 등 일반 교원들도 일반의약품을 다룰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박씨 등 방과후전담사들이 이러한 교육부의 조치에 반발하는 건 위법성이 있는 행위를 열어 책임을 지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씨는 “보건교사가 1명뿐이라 학기 중에도 아이들에 대한 투약의뢰서가 각 부모들로부터 들어오면 전담사들이 도맡아 약을 나눠주고 있다”며 “여기서 나아가 상황에 따라 약을 취급하라는 일까지 안내해 업무 부담은 물론 나중에 위험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진 않을지에 대한 걱정 또한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과후전담사들이 포함된 학교비정규직노조도 최근 성명을 통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학비노조는 “현행법상 보건교사 외 교직원의 일반의약품 취급은 위법행위임에도 교육부는 공문으로 보건교사 부재 시 교직원이 대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계획하고 안내하도록 명시했다”며 “국·공립유치원은 이미 심각한 보건공백 상황에 처해 있고, 병설유치원의 경우 보건교사가 한 명도 없는 곳이 있다. 사고 발생 시 책임은 전담사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건인력 확충 등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당국은 해당 지침이 의무가 아닌 각급 학교 사정에 따라 활용하도록 안내한 것이며, 보건교사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단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보건교사가 부재할 경우 학생과 교사 대상으로 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있어 이에 대해 필요한 내용을 안내한 것”이라며 “(유치원은) 보건교사 채용에 간호사도 가능하도록 문을 넓혔고, 보건교사 부재 등으로 인한 문제도 계속해서 해소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