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돋보기]'물 위에 뜬 정자' 전남 화순 환산정

박준수 2025. 8. 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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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무더위를 피해 맑은 물소리를 따라 전남 화순군 동면 환산정을 찾았습니다.

호수 한가운데 소나무와 어우러진 고즈넉한 정자 하나, 이곳이 바로 화순 제11경이자 화순군 향토문화유산 제35호인 환산정(環山亭)입니다.

이곳은 1637년, 백천 류함 선생이 병자호란의 통한을 삭이기 위해 세운 작은 정자로 알려졌습니다.

환산정은 원래 산 속에 자리했는데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서성제라는 저수지를 만들면서 정자를 지키기 위해 섬 형태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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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7년 백천 류함 선생이 건립
병자호란 울분 느껴 세상과 절연
성리학을 강론하고 제자들 길러
호수와 노송의 비경 '화순 제11경'
▲ 환산정 전경

푹푹 찌는 무더위를 피해 맑은 물소리를 따라 전남 화순군 동면 환산정을 찾았습니다.

호수 한가운데 소나무와 어우러진 고즈넉한 정자 하나, 이곳이 바로 화순 제11경이자 화순군 향토문화유산 제35호인 환산정(環山亭)입니다.

이곳은 1637년, 백천 류함 선생이 병자호란의 통한을 삭이기 위해 세운 작은 정자로 알려졌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의병을 일으켜 청주까지 올라갔다가 강화 소식을 듣고 통곡하며 돌아온 그는 세상과 절연하고, 이 정자에 은거해 산수 속에 마음을 맡겼습니다.

▲ '환산정' 현판 

환산정은 원래 산 속에 자리했는데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서성제라는 저수지를 만들면서 정자를 지키기 위해 섬 형태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정자에 들어서니, 한 여름 투명한 햇살이 호수 위로 번집니다.

정자 대문 옆에는 오백 년이 넘은 용송(龍松)이라 불리는 소나무 한 그루가 하늘을 향해 비틀린 몸짓으로 서 있습니다.

백천 선생이 심었을 법한 이 소나무는 마치 병자호란의 비운을 온몸으로 끌어안은 듯 비장한 자태입니다.

정자 안에는 원교 이광사 선생이 갈필로 쓴 '환산정(環山亭)'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붓끝이 부러질 듯한 절절한 필치,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던 옛 선비들의 우국충정이 묻어납니다.

▲ 문인들의 시문

또한 백천 류함 선생의 시문과 환산정 중수기를 비롯한 문인들의 현판이 옛 선비들의 기개를 느끼게 합니다.

나라를 위해 무기를 들었던 류함 선생은 칼을 내려놓고 이곳에서 성리학을 강론하고 제자를 길러내며, 문장가 지봉 이수광, 우복 정경세와 도의로 교유했습니다.

<사서설>을 정리하고 심학을 논했던 자취가 환산정 주변에 오롯이 남아 있습니다.

정자에서 내려다보면 산 그림자가 내려앉은 물은 푸른 비단결처럼 고요합니다.

저 멀리 기와 지붕과 고샅길이 이어진 마을이 정겨운 풍경을 이룹니다.

환산정 옆에는 그가 읊은 '동산의 소나무' 시비도 세워져 있습니다.

▲ 정자 대문 옆 노송

"동산 가운데 소나무 너를 사랑하노니 
뿌리는 늙은 용 같고, 높은 절개는 눈서리를 능가하네."

땅바닥 깊숙이 뻗은 뿌리, 하늘로 치솟은 가지, 절개와 고고함으로 세월을 이겨온 용송(龍松)의 자태가 늠름합니다.

그 위로 바람 한 줄기가 지나며 마치 류함 선생의 음성처럼 귓전에 전해집니다.

▲ 백천 류함 선생 유적비

환산정은 1896년, 1922년, 1935년, 그리고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중수됐습니다.

현재 정면 5칸, 측면 2칸의 남향 평면 형식으로, 조선후기 정자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옛 모습은 바뀌었지만, 백천 선생의 숨결과 우국지정은 여전히 담벼락과 기둥, 소나무에 스며 있습니다.

한 칸 정자에서 세월을 견디며, 자연에 귀의하고, 나라를 걱정하던 선비의 심정. 지금 이 시대에도, 그의 절개와 지조는 여전히 푸른 물결로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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