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 인정 못해”… 제3연륙교 명칭 청라하늘대교 거센 후폭풍
서구, 고유성·명확성 훼손 이용자 혼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와 내륙을 잇는 세 번째 해상 시설물인 제3연륙교 이름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다. 교량으로 상호 이어지는 기초자치단체인 중구와 서구가 당사자이며, 기관장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구성원까지 나서 인천시의 결정에 불복 의사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중구 중산동과 서구 청라동을 연결하는 길이 4.68㎞, 폭 30m(왕복 6차로) 규모의 제3연륙교는 올해 12월 개통이 예정됐다. 총사업비 7709억원을 투입했고,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보도와 자전거 도로가 별도 설치된다. 세계 최고 높이인 180m 주탑 전망대와 수변 데크길, 야간 경관 등을 갖춘 교량으로 선보인다.
‘청라하늘대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시민 대상으로 중립 공모를 거쳐 올린 안 가운데 하나다. 시는 두 지역의 상징성을 결합해 ‘청라’와 ‘하늘길’ 이미지를 동시에 담았다고 풀었다. 시 문화유산과 측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지역 경계를 허무는 연결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채택 명칭에 대해 관련 군·구에서는 위원회의 결정이 통보된 후 30일 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후 재심의 결과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땐 국가지명위원회로 공이 넘어간다. 자칫 제3연륙교가 공식 개통 이후에도 자체 이름을 갖지 못할 수 있는 절차다.

충돌 사태의 포문을 먼저 연 곳은 중구다. 29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헌 중구청장은 “청라하늘대교는 청라의 지명만을 반영한, 영종 주민에게 상당히 불합리하고 부당한 명칭이다. 합당하게 정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명위 판단에 지역 정체성·역사성, 국내외 사례, 실제 이용 주체 등 ‘지명 결정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데다, 민의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인천공항을 향하는 ‘하늘길’의 상징성을 나타낼 수 있는 ‘영종하늘대교’가 인천의 위상과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봤다.
시의 방침이 오히려 지역 간 상생·화합 저해에 더해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게 중구의 설명이다. 김 구청장은 “이제껏 영종은 경제자유구역임에도 송도·청라에 비해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소홀했던 만큼, 다리 명칭까지 끌려다닌다면 주민들의 상실감이 무척이나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서구가 바로 하루 뒤 유감 입장문을 내며 맞섰다. 서구는 “추상적인 단어인 하늘을 결합함으로써 교량 이름의 고유성에 명확성마저 훼손시켰다”면서 “대한민국의 관문 교량으로 내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청라대교’란 직관적이고 간결한 명칭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섬 지명 통례를 내세운 중구 측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2010년 이후 지어진 연륙교 명칭 5개(노량대교·팔영대교·바이오산업교·부산항대교·김대중대교) 전부가 섬 지명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영종대교가 이미 존재한다는 점도 들었다.
앞으로 재심 상황에서 조어식 명칭의 문제점을 꼬집겠다는 강범석 서구청장은 “두 단어가 더해지면서 여러 약칭으로 불릴 수 있는 등 혼란 가능성이 가중됐다”며 “명확성, 상징성, 이용자 편의성 등 다방면을 고려할 때 당연히 ‘청라대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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