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둘러싼 인간의 선택… 조력 사망을 파고든 르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가 죽는 날'은 미국 인류학자 애니타 해닉이 조력 사망의 실제 현장과 미국 내 논쟁을 깊이 있게 파고든 르포이자 인류학적 기록이다.
그는 5년에 걸쳐 오리건주 등 조력 사망이 합법화된 지역에서 말기환자와 가족,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을 직접 만나며 삶의 마지막 장면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봤다.
법적 요건, 복잡한 의료절차, 사회적 낙인이 개인의 죽음 선택을 어떻게 가로막는지, 그럼에도 왜 많은 이가 그 길을 끝내 가려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가 죽는 날/ 애니타 해닉/ 신소희 옮김/ 수오서재/ 2만원

책은 존엄사를 단순한 찬반의 구도로 다루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누구에게는 도덕적 혼란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사랑의 표현인 죽음의 순간을 저자는 복잡한 감정의 결로 포착해낸다. 법적 요건, 복잡한 의료절차, 사회적 낙인이 개인의 죽음 선택을 어떻게 가로막는지, 그럼에도 왜 많은 이가 그 길을 끝내 가려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저자는 단순히 ‘죽음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대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답게 존재할 권리를 강조한다. 그가 만난 가정의학과 의사 제리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제리는 방광염이 뼈로 전이돼 고통받던 환자가 산탄총으로 자살한 현장을 목격한 뒤 40년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그는 환자의 죽음 결정권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의 의료책임자가 됐다. 그는 “환자의 존엄성을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신뿐”이라고 강조한다.
의료가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이 존재할 때, 우리는 그 고통을 감내하라고 환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가. 죽음을 택한 사람을 죄인처럼 보지 않고, 그 결정의 무게를 사회가 함께 감당할 수는 없는가. 첨단의료의 시대,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내가 죽는 날’은 이 묵직한 질문들에 대한 사려 깊은 탐구이자 우리가 언젠가 맞이할 죽음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게 하는 진지한 안내서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살 가장의 74년 사투…윤복희, 무대 뒤 삼킨 억대 빚 상환의 기록
- “시력 잃어가는 아빠 위해…” 수영·박정민이 택한 뭉클한 ‘진짜 효도’
- 44억원 자산가 전원주의 치매 유언장…금괴 10kg이 증명한 ‘현실 생존법’
- “나이 들어서” “통장 까자”…아이비·장근석·추성훈의 악플 ‘사이다’ 대처법
- 32억원 건물 팔고 월세 1300만 택했다…가수 소유, 집 안 사는 ‘영리한 계산법’
-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암 투병 숨긴 채 끝까지 현장 지킨 김지영·허참·김영애
- 2000만원 연봉이 40억원 매출로…전현무가 축의금 ‘1억원’ 뿌린 진짜 이유
- 철심 7개·장애 4급…‘슈주’ 김희철, 웃음 뒤 삼킨 ‘시한부’ 가수 수명
- 육사 수석·서울대 엘리트서 ‘60.83점’ 합격생으로…서경석, 오만의 성채가 허물어진 자리
- 임영웅 1억 거절·홍지윤 일당 3000만원, 그들이 직접 쓴 ‘이름 가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