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UGC로 스타 폭탄 피하기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정해진 전장 안에서 정해진 방식으로 경쟁하고, 생존을 목표로 삼는 명확한 규칙이 존재한다. 유저들은 그 틀 안에서 전략을 짜고, 흐름에 따라 게임을 소화해왔다.
하지만 어느덧 8년이 지났다. 아무리 재밌고, 맛있어도 결국에는 질리기 마련이다. 다양한 맵을 제공해도 결국 배틀로얄의 재미라는 한계를 넘어서진 못한다.
이에 크래프톤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 이하 UGC) 알파 버전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꾀했다. 오랫동안 고정된 규칙과 전장 구조 안에서 운영돼온 배틀그라운드에 처음으로 '창작'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셈이다.
UGC는 플레이 방식과 규칙을 유저 스스로 정하는 도구다. 주어진 규칙 속에서 승리를 추구하던 구조에서, 이제는 룰과 전장을 만드는 쪽으로 역할이 넓어졌다. 기존의 배틀로얄 방식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유즈맵에 익숙한 유저라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익숙한 맵을 따라 만들거나, 남들이 만든 맵을 같이 플레이하는 재미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유효하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진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확고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자는 UGC 알파 버전 정식 출시 이전에 체험해 볼 기회를 얻었다. 직접 맵을 만들고, 규칙을 바꿔보고, 시스템의 한계에 부딪히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기능들이 실제로 어떤 가능성과 과제를 품고 있는지 살펴봤다.
■ 지형부터 규칙까지 직접 만드는 배틀그라운드

UGC는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는 시스템이다. 게임 규칙부터 건물, 식생 같은 오브젝트와 이벤트까지 원하는 방식으로 설정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단순히 환경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배틀로얄 방식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규칙과 공간을 만들어볼 수 있다. 플레이어는 소비자에서 제작자로 역할을 바꿔 직접 콘텐츠를 설계하게 된다.
구성 요소는 굉장히 다양하다. 편집 모드에는 수많은 오브젝트가 분류별로 정리돼 있었고 집, 벽, 계단, 식생, 바닥, 구조물 등 원하는 형태의 지형을 마음껏 배치할 수 있었다. 오브젝트 개수 제한도 넉넉해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단순히 배치만 가능한 건 아니다. 기존 배틀로얄 맵에서 볼 수 있는 완성형 건물 외에도 건물의 크기를 조절하거나 오브젝트를 공중에 띄워 발판을 만드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바닥과 벽, 소품을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만들 수도 있다.
규칙 설정도 인상적이다. 제작하고자 하는 맵의 방향성에 따라 단순한 교전 중심 콘텐츠뿐 아니라 아케이드 형식의 맵도 구현 가능하다. 세부 항목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기존에 없던 방식의 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 배그에 폭탄 피하기가 구현된다면?

본격적으로 제작을 시작하기 전, 어떤 맵을 만들지 먼저 방향을 잡아야 했다. 최근 스트리머들이 만든 '온리 업!'류 콘텐츠나 서든어택 '웨어하우스' 같은 맵을 그대로 따라 하고 싶진 않았다. 아직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유즈맵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레퍼런스는 많았다.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에서 유즈맵을 즐겨 했던 경험이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특히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중 '폭탄 피하기'는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었다.
'폭탄 피하기'는 일정 간격으로 발생하는 폭발을 피하면서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는 단순하지만 긴장감 있는 맵이다. 이걸 배틀그라운드식으로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폭발을 레드존으로 대신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바로 첫 번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해진 간격으로 레드존을 반복 발동시키려면 디바이스 설정이 필요한데, 처음엔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배틀그라운드 UGC 에디터의 '디바이스' 시스템은 초보자에게 꽤 낯설었다.
한참을 뒤적이며 시도한 끝에 힌트를 얻었다. 상호작용 디바이스를 설치하고 특정 오브젝트와 연결하면 레드존을 트리거 방식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드디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테스트 디바이스를 설치하고 첫 실험을 진행했지만, 또 다른 문제에 부딪혔다. 레드존 설정에는 반지름, 발동 간격, 지연 시간 등 여러 항목이 있는데, 이 값들이 실제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 꽤 컸다. 특히 반지름을 최소로 줄여도 폭발 범위가 지나치게 넓었다.
또한 폭파 이펙트보다 피격 판정이 더 넓게 적용되는 문제도 있었다. 이는 정밀한 회피를 요구하는 폭탄 피하기와 잘 맞지 않았다. 더욱이 레드존은 스타크래프트처럼 정적인 폭발이 아니라, 하늘에서 포탄이 낙하하는 연출이 들어가 있어 반복 시간 조절이 쉽지 않았다.
UGC로 무엇이 또는 어디까지 가능한지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채 의욕만 앞섰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폭탄 피하기는 구현에 실패했지만,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스템의 한계를 미리 고려한다면 훌륭한 유즈맵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생겼다.

■ 기대와 한계가 공존하는 UGC 알파 버전
![- 배틀그라운드 UGC로 만든 온리업! [출처: 악동 김블루 유튜브]](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2/HankyungGametoc/20250802050754734qyqy.png)
알파 버전이지만 UGC의 기본 뼈대는 꽤 잘 잡혀 있다. 오브젝트, 상호작용 장치, 트리거 시스템 등 핵심 기능들이 마련돼 있어 아이디어만 있다면 다양한 맵 구성이 가능하다. 기본적인 편집 도구의 직관성도 준수한 편이다.
물론 알파 버전의 경우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유즈맵처럼 사소한 것까지 창조해 내는 수준은 아니다. 새로운 기능이 꾸준히 추가된다면 배틀그라운드 UGC도 충분히 그 반열에 오를 만했다. 제작 도구의 깊이와 자유도는 확실한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미 일부 유저들은 놀라운 결과물을 내고 있다. 데스 매치나 장애물 맵을 넘어 '혈압 마라톤', '진격의 거인', '오징어 게임' 등 참신한 콘셉트가 눈길을 끌었다. 짧은 시간 안에 이 정도 창의성이 나왔다는 점만 봐도 시스템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다.
다만 진입 장벽은 아직 높다. 기자 역시 디바이스 연결 방식이나 레드존 발동 조건 등에서 여러 번 벽을 느꼈다. 복잡한 설정을 단계별로 안내해 주는 가이드 시스템이나 예제 템플릿이 보완된다면, 더 많은 유저들이 쉽게 유즈맵 제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체험을 통해 느낀 건 분명하다. 아직 미완성된 시스템이지만, 유저가 직접 만든 콘텐츠가 배틀그라운드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피드백을 통해 잘 발전시킨다면, 정말로 재밌는 맵이 유저들 손에서 탄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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