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개혁 입법 내달리는 민주, 국힘 '필리버스터' 맞불... 서머국회 '살라미' 대치
8월 국회서 쟁점 법안 순차 처리 방침
野 무제한 토론 저지…무용론도 제기
강경 입법 드라이브에 여야 대치 격화

더불어민주당이 재계와 야당의 반발이 강한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 방송3법 등 '트리플 개혁 법안'의 8월 국회 처리를 위해 내달리고있다. 당장 4일 본회의에서 일괄 처리가 1차 목표다. 9월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을 완수하기 전에 이른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에 가로막혔던 개혁 법안들을 한꺼번에 털어내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결사반대에 나설 태세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24시간 경과 후 필리버스터를 자동 종료 시킬 수 있는 의석수(180석)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한계가 명확하다. 민주당은 야당의 '하루짜리 필버'에 맞서, 본회의 때마다 1개 법안씩 쪼개 차례로 처리하는 일종의 살라미 전술로 맞불을 놓겠다는 구상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협의를 촉구했지만, 당장 2일 선출되는 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군들부터 "협치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어 여야의 전운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尹 거부권 법안 연속 처리 속도전
압도적 의석을 자랑하는 슈퍼여당의 입법 속도전은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은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더 센 상법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원청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시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과 집중투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더 센 상법 개정안을 두고 재계는 극한의 경영권 압박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공영방송 이사회 확대가 골자인 방송3법을 두고 야당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의 일방 독주에 반발하며 "공산당이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며 거세게 항의했지만, 이춘석 법제사법위원장은 "일정 부분의 비난은 감수하고 처리해 마무리 짓는 게 바람직하다"며 여당 주도로 표결을 거쳐 모두 의결했다. 앞서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을 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법사위에선 국내 쌀 초과 생산량을 넘길 경우 정부가 초과분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등을 포함해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이 여야 합의 처리됐다.

'트리플 개혁 법안'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4일 본회의장으로 직행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쟁점 법안들의 부작용을 설파하며 대국민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에도 노란봉투법과 방송4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5박 6일'간 진행하며 총력전을 펼친 바 있다. 이번에도 각 쟁점 법안별 공격수들을 선별하며 대여투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원내 지도부는 '총력 투쟁'을 위해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 기간 지역구에 내려가는 일정이나 해외 출국을 자제해달라고도 지시했다.
野 무제한 토론 총력전 돌입... 무용론도

하지만 범여권이 필리버스터 중단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하루짜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일단 야당의 추가 필리버스터에 맞서 회기 종료(5일 자정) 시점까지 1개 법안을 우선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남은 법안은 8월 21일부터 약 나흘간 본회의를 별도로 추진해 '살라미' 식으로 하나씩 통과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필버 무용론'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밤새 무제한 토론을 한다고 해도 국민이 얼마나 공감하겠느냐"며 "무제한 토론자를 구할 때도 일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싸움에서 밀리는 국민의힘은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당장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우 의장을 찾아가 본회의 법안과 관련해 여야 간 합의 처리를 요청하고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의 개혁 입법 강경 드라이브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청래, 박찬대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들은 한목소리로 '개혁을 가로막는다면 협치는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당원들도 개혁 과제의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누가 당대표가 되든 더 강성 본색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곽주은 인턴 기자 jueun1229@sookmyung.ac.kr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성호 "尹, 특검 체포 집행 시 수의 벗었다 떠나자 바로 입어…민망" | 한국일보
- 홍준표 "관세 0% 한미 FTA 추진 땐 '매국노', 이번엔 15% 자화자찬" | 한국일보
- "이재명 대통령 복귀 준비" 청와대, 3년 2개월 만에 관람 중단 | 한국일보
- 강훈식 "답답해하던 李 '역사에 죄는 짓지 맙시다'하더라" | 한국일보
- "이빨까지 흔들렸다"... 한미 관세 협상 고비 넘긴 이 대통령의 소회 | 한국일보
- "능력보다 외모 본다"... 2030 '외모승인제 파티'에 몰리는 이유 | 한국일보
- 한동훈 전대 불출마 이어 친한계 의원도 두문불출, 왜? | 한국일보
- '선방' 관세 협상 타결 뒤엔 '특급 도우미' 이재용·정의선·김동관 | 한국일보
- '충암파' 이상민 전 행안장관 구속… 계엄 연루 국무위원 수사 '탄력' | 한국일보
- "15%가 상한선"→"13%로 낮췄어야"… 국힘의 '태세 전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