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밀려 세계 점유율 0.1%… 침몰 직전 美조선, ‘마스가’를 잡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오후 2시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한국 기업이 보유한 유일한 미국 조선소인 이곳에 존 필랜 미 해군부 장관 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나타났다. 존 필랜은 미 해군 정책을 주도하고, 러셀 보트는 정부 예산을 쥔 채 정부 기관의 대통령 공약 추진 여부를 감독하는 핵심 인사다. 두 사람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필리조선소에서 용접 기술을 배우고 있는 현지 직원들과 만나고 한화 등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조선소 투자 계획 등을 들었다. 이들이 조선소를 떠난 지 2시간쯤 뒤인 오후 6시 16분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의 전격적인 방문은 미국이 조선업 부활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지난 세기 조선업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해군력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이끌어냈고, 전쟁 후 미국 중심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구축한 토대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위대한 미국’을 만든 일등 공신이었다. 그랬던 미국이 지난해 자국 조선소에서 선주에 인도한 배는 단 7척이었다. 선박 인도량(CGT)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0.1%. ‘초라하다’는 말도 부족한 신세가 됐다.
미국이 조선 약소국으로 전락한 사이 글로벌 물류의 90%가 움직이는 바닷길을 중국이 잠식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겼고 보유 군함 수는 미국을 앞질렀다. 세계 129곳 항만과 글로벌 물류 데이터도 장악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해군 장관을 지낸 카를로스 델 토로는 “어떤 나라도 조선·해운 분야에서 강국이 되지 않고는 위대한 해군 강국으로 지속되지 못했다”고 경고했다. 이런 교훈을 곱씹고 있는 미국은 이번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이 제안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협상 타결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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