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도 죄였다… 일제가 처벌한 '보통 사람들'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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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함북 길주군.
일제의 국가총동원령에 따라 나라의 도로 공사에 동원된 22세 주부 현금렬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 일은 조선의 일이 아니고 보람 없는 일본의 일이니 열심히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1942년 충북 청주군에서 식료품 잡화상점 점원으로 일하던 16세 점원 이삼철은 일본인 손님에게 조선어를 썼다는 꾸지람을 듣고 이렇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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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해, '꽃 떨어진 동산에서 호미와 괭이를 들자'

1941년 함북 길주군. 일제의 국가총동원령에 따라 나라의 도로 공사에 동원된 22세 주부 현금렬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 일은 조선의 일이 아니고 보람 없는 일본의 일이니 열심히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강제 노역에 대한 작은 불평이었지만 일제 법원은 보안법 위반을 이유로 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1942년 충북 청주군에서 식료품 잡화상점 점원으로 일하던 16세 점원 이삼철은 일본인 손님에게 조선어를 썼다는 꾸지람을 듣고 이렇게 항의했다. "나는 조선인이라 조선어를 사용한다. 조선인은 내지(일본 본토) 여행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지 않나." 내선일체의 허상을 지적한 그 역시 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됐다.

일본은 1919년 3·1 운동을 계기로 주로 보안법을 위반한 이들을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로 만들어 관리했다. 중복을 제외하면 모두 4,837명이며 이 가운데 단순 범죄자 18명을 빼면 모두 크고 작은 독립운동에 관여했다고 한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 대표'나 신간회 회원, 의열 투쟁에 나선 의사 등 일부 카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광복 80주년 특별전시로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은 그 전시에서 다 보이지 못한 장삼이사들의 행적을 담았다.
일상 속에서 강제 동원이 싫다거나 일본어를 잘 못했다는 등 작은 계기로 불만을 드러냈다는 이유만으로도 이들은 '범죄자 관리 기록'에 자신의 사진을 남겼다. 이 기록은 오늘날엔 오히려 일본의 지배와 조선인 차별 대우에 반감을 품은 이들이 많았음을 증명한다. '보통 사람' 중 행적이 비교적 명확한 80명을 추려 정리한 저자는 "식민지 삶에서 불의를 느낀 사람들은 각자 역량껏 독립운동을 실천했고, 이런 사람들은 연령과 시기와 관계없이 식민지 곳곳에서 튀어나왔다"고 짚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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