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연구 막던 'PBS' 폐지 기로…"연구 역량 개선 기대"

송성환 기자 2025. 8. 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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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위원회가 이른바 PBS, 연구과제 중심 운영제도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연구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도입된 제도였지만, 과도한 경쟁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지 30년 만의 결정입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VCR]


"정부 R&D 투자 효율성 높이자"

1996년 연구과제 중심 운영제도 도입


정부 출연 연구기관 비효율성 줄이고

연구 생산성 높이자는 취지로 시작


정작 연구 현장선 과도한 경쟁 유발

단기 성과에 매몰되는 한계 지적


새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PBS 제도 폐지 결정"


인터뷰: 조승래 대변인 / 국정기획위원회

"이번 PBS 제도 폐지를 통하여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연구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과학기술계 30년 숙원 'PBS 폐지'…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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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새 정부의 PBS 제도 폐지 발표에 대한 과학기술계 반응과 남은 과제를 짚어봅니다.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 이광오 정책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우선 앞서 영상에서도 나왔지만 PBS 제도 폐지는 과학기술계의 오랜 요구사항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정부 결정에 연구 현장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어떻습니까.  


이광오 정책위원장 / 공공과학기술노동조합

대다수 연구현장 종사자와 노동조합, 연구단체 할 것 없이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1996년 PBS 제도를 시행했는데요. 


불과 수년이 지나지 않아서 제도의 심각한 폐해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연구현장은 이 제도의 대폭적인 개선이나 폐지를 30여년간 꾸준히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때 마다 정부는 출연금을 조금씩 높이는 방법 등으로 폐지 주장을 달래왔을 뿐 본질적인 제도 개선은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이번 정부가 PBS 제도의 폐지를 결정한 것은 출연연 뿐만아니라 과학기술계 전반이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PBS 제도 폐지가 이렇게 환영받는 건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PBS 제도가 낳은 폐단이 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현장에선 어떤 문제가 있었습니까.


이광오 정책위원장 / 공공과학기술노동조합

PBS 제도의 가장 큰 폐해는 공공연구기관에 걸맞는 연구를 수행 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출연연구기관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우리 나라 과학기술의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수 있는 기초, 원천 기술개발을 위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개발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하였습니다. 


하지만, PBS 제도로 인해 인건비와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연구원들은 과제 수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가 아니라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정부가 결정한 사업과 기준에 맞는 연구과제를 수주하기 위해 연구개발이 아닌 연구과제 수주에 역량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 지속된 것입니다.


더구나 이렇게 수주한 연구과제도 장기적인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단기간에 종료되기 때문에 매년 유사한 일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결국 연구과제를 기획하고 선정을 결정하는 정부와 관료의 힘은 막강해졌지만 정작 연구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현장 연구원들의 자율성은 크게 상실되었습니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문화도 줄어들었고 협력의 정신도 사라졌습니다. 


결국 PBS 제도는 출연연구기관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환경을 어렵게 만들어 왔고, 이런 환경에서도 출연연이 많은 기술적 성과를 창출하였지만, 이것이 아니었다면 우리나라 과학기술 기초, 원천분야의 성과는 지금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보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해야하는 정부 출연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없게끔 만든 것이 이 PBS 제도였다고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이제 어떤 후속조치가 필요하겠습니까.


이광오 정책위원장 / 공공과학기술노동조합

정부의 역할 변화와 출연연의 혁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POST-PBS 시대를 제대로 열 수 있다고 봅니다. 


먼저, 정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지켜야 합니다. 


정기적인 평가와 정책적 판단을 함께 해야하지만, 출연연구기관 스스로 과제를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무한 자율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물론 출연연은 결과에 대한 무한 책임도 져야 한다는 전제도 있겠지요.


출연연구기관은 연구과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출연연구기관 연구원 모두가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연구과제심의위원회 같은 몇몇 보직자 중심으로 결정하는 현재 방식을 과감히 바꿔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이를 위해 연구원평의회 같은 조직체계를 고민할 수 있을 것이고, 연구과제 기획과 선정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출연연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토론하고 검증하는 절차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의 역량을 빌리는 방안 등 외부 전문역량의 지원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거구요.


서현아 앵커

출연 연구기관이 역할에 맞는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기초연구에 나서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필요한 후속 대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광오 정책위원장 / 공공과학기술노동조합

중소형, 단기 과제 중심의 연구문화가 대형, 중장기 과제로, 특히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선도형 연구를 수행하는 위해서는 정부가 다시는 PBS 제도 같은 연구 현장을 파편화하는 정책 도입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잦은 정책 변화로 연구현장이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안정적인 예산 지원제도 아래서 연구개발에 몰입하고 최선을 다해 좋은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출연연구기관과 연구원의 임무이고 이것을 실현하지 못하면 합당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명확한 메세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연구사업과 과제 선정, 출연연 기관평가 제도 등 정부 정책과 제도의 변화도 신속히 뒤따라야 하고, 출연연구기관은 내부 조직과 인력의 구조를 변화된 상황에 맞춰 개선해야 할 것이구요.


서현아 앵커

말씀하신대로 후속 대책이 빨리 뒤따라야할텐데요. 


PBS 제도가 폐지되고, 새 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과도기에 혼란도 예상됩니다. 이런 제도 공백기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이광오 정책위원장 / 공공과학기술노동조합

PBS 제도의 폐지는 출연연구기관에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당연히 외부의 변화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혁신도 요구할 것입니다.


연구과제를 기획하고 선정하는 단계에서부터 혼란이 있을 있습니다. 


30년 동안 대다수의 과제를 외부에서 수주해 오다가 이제는 주어진 예산을 내부 절차를 통해 스스로 기획하고 배분해야 합니다. 


연구과제 기획을 위한 조직과 인력 재배치, 연구과제 선정을 위한 전문적이고 민주적인 절차 마련, 지원 부서의 재체계화, 각종 부대 제도의 변화 등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변화시켜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죠. 


이러한 준비를 충분히 하되 신속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일을 각각의 출연연 역량에만 맡기지 말고 출연연 간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과기부 등이 해외 선진국의 사례 등 좋은 제도를 전파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9천억 예산, 3천명이 넘는 출연연부터 몇백억 예산에 100여명 인원의 출연연이 존재하는 등 출연연마다 규모의 차이가 크고, 정책기획, 연구, 행정지원, 기술사업화 등의 객관적인 역량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특정 출연연이 뒤쳐지지 않도록 연구회와 과기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서현아 앵커 

PBS 제도 폐지가 연구자들이 다시 본인의 전문성과 창의성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 말씀해주셨는데요.


'과제를 따기 위해 연구하는 시대'를 넘어, '필요한 연구를 기획하고 함께 해내는 구조'로의 전환이 실현될 수 있도록 후속 대책도 면밀히 준비해야겠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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