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놀란 여당…김병기 “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검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여당이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코스피지수 급락에 여당이 한 걸음 물러서는 모양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세제 개편안에 따른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며 “10억 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당내 ‘조세 정상화특위’, ‘코스피 5000특위’를 중심으로 살피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당정 간 긴밀한 협의로 투자자 불신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로 마감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가장 큰 폭 하락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 급락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전날 법인세를 1%P 올리고, 증권거래세도 0.1%P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증시 급락은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과 그간 많이 올랐던 지수의 숨 고르기 조정 성격”이라며 “특히 이번 세제 개편안에 대주주 양도세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보니, 개인 수급이 많이 몰렸던 코스피 대형주와 코스닥을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에 관한 청원’ 동의자 수도 이날 급증하면서 5만명에 근접했다.

주식시장이 하루 만에 급락하자 김 원내대표가 대주주 양도세 요건 강화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도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특위도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세제 개편과 주식시장 급락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유정 대변인은 “단순히 코스피 등락이 세제 개편 (발표) 이후에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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