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점자블록 코앞에 ‘셸터’ 장애인 부딪힐라
지자체 개선사업에 보행안전 ‘위협’
선형 최소 60㎝·점형 30㎝ 이격 규정
입구 ‘30㎝ 턱’ 휠체어 출입 어려움
‘점형’ 미설치에 ‘선형’ 뜯어낸 곳도

1일 찾은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 승객들이 에어컨 등이 설치된 실내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설치한 스마트셸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가 규정한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규정에 위배되고 있었다.
현행법상 시각장애인의 보행 방향을 알려주는 ‘선형블록’은 좌우 최소 60㎝ 내에는 어떠한 장애물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해당 정류장의 스마트셸터는 좌측 입구와 바닥에 깔린 점자블록 사이 거리가 10~2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선형블록을 따라 걷던 시각장애인이 셸터와 부딪치거나 걸려 넘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또한 해당 셸터는 입구에 30㎝ 정도의 턱이 존재해 휠체어 장애인은 출입이 어려워 이용이 불가능했다.
이처럼 최근 지자체가 확대하고 있는 버스정류장 개선사업이 장애인의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경기도 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매뉴얼’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점자블록에 대한 구체적 설치 규격을 정하고 있다.
버스정류장 인근에 설치되는 점자블록은 통상 선형블록과 점형블록 두 가지가 있다. 앞선 보행 방향을 알려주는 선형블록과 마찬가지로 보행의 시작과 끝, 경고의 기능을 하는 ‘점형블록’도 위험한 장소로부터 30㎝ 전면 이격돼 설치돼야 한다.

그러나 화성시 봉담읍의 한 버스정류장의 경우 벤치 등 편의시설을 넣은 셸터로 확대하면서 보행 통로가 좁아지자 아예 점형블록을 미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각장애인이 정류장 입구인지 모르고 버스를 못 타거나 탑승 위치를 헷갈려 차도로 넘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화성뿐 아니라 구리, 양주 등 도내 최소 10곳 이상에서 이 같은 위배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주시의 한 버스정류장은 기존 바닥에 설치된 선형블록을 뜯어내고 그 위에 스마트셸터를 만들어 버렸다.
이에 점자블록 설치 규정 등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정 침해 사례를 모니터링하는 경기도이동편의기술센터의 관계자는 “현재 지자체 대다수는 정류장 시설 개선 사업을 교통 담당 부서에서 맡고 있는데, 도로나 건설 등 점자블록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와의 소통과 자문이 부족해 부적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사례를 지속 수집 중이며 최근 사업이 늘면서 시군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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