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경쟁사회가 젊은 보수 양산"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5. 8. 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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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간유전체학 분야 권위자인 최정균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동서양을 막론한 젊은 남성들의 보수화 현상에 대해 번식에 대한 인간의 신다윈주의적 본성에 신자유주의의 경쟁 환경이 영향을 미치면서 가속했다고 진단했다.

'보수 본능'을 출간하며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최 교수는 "특정 유전자가 집단 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관찰하려면 적어도 수십 세대가 소요된다"며 "한 세대 만에 젊은 남성들이 보수화된 것은 유전자군 변화로 설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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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본능' 펴낸 최정균 교수
경제적 위기감 느낀 2030 남성 생존 전략으로 보수화 선택
능력주의 맹신땐 불평등 심화, 과도한 경쟁 개선할 대책 시급

국내 인간유전체학 분야 권위자인 최정균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동서양을 막론한 젊은 남성들의 보수화 현상에 대해 번식에 대한 인간의 신다윈주의적 본성에 신자유주의의 경쟁 환경이 영향을 미치면서 가속했다고 진단했다.

'보수 본능'을 출간하며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최 교수는 "특정 유전자가 집단 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관찰하려면 적어도 수십 세대가 소요된다"며 "한 세대 만에 젊은 남성들이 보수화된 것은 유전자군 변화로 설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이후 본격화한 경쟁 중심의 사회구조가 생식 적령기 남성들의 번식 욕구와 상호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에 따르면 보수성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유전적 요인들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인지 체계를 형성한다. 권위와 공권력, 전통적 가치 같은 사회적 질서를 중시하는 까닭이다. 번식 본능은 경쟁과 직결한다. 수컷 사자와 공작이 '화려함'으로 암컷을 유혹하는 '값비싼 신호'가 번식 성공을 위한 진화적 과시 본능으로 남아 경쟁심을 촉발한다는 것이다.

젊은 남성들이 멸칭으로 '비자발적 독신주의'(인셀)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최 교수는 "2030 남성에게 가장 중요한 생물학적 화두는 번식에 성공하는 것인데, 현재 이는 경제적 성공과 동일선상에 놓이고 있다"며 "이들의 담론을 형성하는 '매노스피어'(남성 위주의 온라인 공간)에선 '20%의 능력 있는 남성이 80%의 여성을 독점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진리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능력주의' 성향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했다. 경쟁적 환경이 인간의 본성적 사회 지배 지향성(특정 개인·계층이 다른 이들을 지배하는 것을 옹호하는 성향)을 심화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인간의 동물적 성향은 타인의 능력과 성과를 타고난 재능으로 간주하게 한다"며 "이는 능력주의에 기반한 불평등한 분배를 정당한 것으로 수용하고, 분배 정책에는 반발하는 심리적 기제가 된다"고 부연했다.

이민자와 여성에 대한 혐오는 이 같은 성향이 반영된 현실 사례다. 최 교수는 "남녀 갈등의 경우 번식 파트너였던 여성이 현대사회에서 더 뛰어난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심화했다"며 "현 2030 남성들이 병역의무를 막대한 손해로 느끼는 까닭"이라고 덧붙였다.

극단으로 치닫는 남녀 갈등의 실마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최 교수는 현상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과도한 경쟁이라는 근본적 원인을 해소할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언했다. 과거에도 2030 남성은 경쟁 기반의 보수적 성향을 가졌지만 나이가 들고 경제적으로 안정되면서 완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도한 경쟁 문화가 나아지지 않으면 지금 10대도 '이대남' 이상의 보수적 성향을 가질 수 있다"며 "현 2030 남성의 보수화 현상은 개인의 성향이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구조적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어떤 환경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전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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