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더 많이 뭉칠수록 천적에 강해지는 물고기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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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환경에서 물고기 떼 규모가 클수록 포식자 위협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실제 위협 여부를 더 정밀하게 판단하고 그에 맞춰 집단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작은 떼일수록 위협 여부를 잘 구분하지 못해 불필요한 반응을 더 자주 보였다.
떼의 크기가 커질수록 위협 감지의 '민감성'뿐 아니라 '정확성'도 함께 향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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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환경에서 물고기 떼 규모가 클수록 포식자 위협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실제 위협 여부를 더 정밀하게 판단하고 그에 맞춰 집단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동물 집단지능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향후 인공지능(AI) 시스템 설계에도 영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르비니아 파허 독일 훔볼트대 교수 연구팀은 멕시코 타바스코 지역 엘 아수프레 강에 서식하는 민물고기 유황몰리(Poecilia sulphuraria) 떼의 반응을 분석하고 이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일 발표했다.
유황몰리는 고온·저산소·황화수소 환경에서도 살아가는 소형 민물고기다. 공중에서 내려오는 새의 공격에 대응해 수천 마리 이상이 동시에 잠수하는 독특한 회피 전략을 보인다. 연구팀은 약 200건 이상의 실제 포식자 공격 상황과 무해한 비행 상황에서 물고기 떼의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실험에서 무리 크기가 클수록 새의 공격과 같은 실제 위협에 반복적인 집단 잠수로 적극 반응했지만 단순한 지나가는 새의 비행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반면 작은 떼일수록 위협 여부를 잘 구분하지 못해 불필요한 반응을 더 자주 보였다. 떼의 크기가 커질수록 위협 감지의 ‘민감성’뿐 아니라 ‘정확성’도 함께 향상된 것이다.
대형 떼는 반응 속도 면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첫 위협 신호가 감지된 후 대응까지 걸리는 시간이 떼의 크기가 커질수록 짧아졌다. 일반적으로 상충한다고 여겨지는 ‘빠른 판단’과 ‘정확한 판단’을 동시에 만족시킨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집단 판단이 단순한 다수결 방식이 아니라 수만 마리 개체가 정보를 비선형적으로 주고받는 복잡한 체계를 따르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물고기 떼를 인간 뇌의 신경망처럼 ‘임계 상태(criticality)’에 놓인 정보처리 시스템으로 바라보면 AI와 생물정보학 연구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파허 교수는 “실제 야생에서 집단지능이 작동하는 순간을 포착한 점이 가장 의미 깊다”며 “수많은 물고기들이 함께 복잡한 인지 과제를 풀어내는 과정을 처음으로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126/sciadv.adt8600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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