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 결과는 성공?…"합의문 나와야 평가 가능"

장재진 2025. 8. 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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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당정을 중심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자축하기에 이르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과 합의를 통해 당초 예고된 25%의 '상호관세 폭탄'을 피한 것은 분명한 성과지만, 추가 협상이 남아 있어 무역 충돌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협상단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측과 15% 상호관세율에 합의하면서도 미국산 소고기나 쌀 등 농축산물 추가 수입을 막아내는 등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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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경제 성장의 기대 높였다" 평가
대미 투자 성격 등 한미 시각차 존재
"합의 이행 방법 놓고 줄다리기 시작"
구윤철 "능동적으로 美와 세부 협상"
도널드 트럼프(왼쪽 다섯 번째)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구윤철(여섯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한국 정부 협상단과 함께 관세 협상 타결을 기념하는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 구 부총리,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백악관 X 화면 캡처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당정을 중심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자축하기에 이르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과 합의를 통해 당초 예고된 25%의 '상호관세 폭탄'을 피한 것은 분명한 성과지만, 추가 협상이 남아 있어 무역 충돌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양국이 서명한 합의서가 나와야 이번 협상의 정확한 성적표가 산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에서 관세 협상을 마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취재진과 만나 "국민이 기도해 주신 결과 우리의 협상 결과는 이번에 (협상을) 타결한 몇 개 국가들에 비해서는 좋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앞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관세 협상은 민생경제 회복과 성장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며 "성공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부 협상단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측과 15% 상호관세율에 합의하면서도 미국산 소고기나 쌀 등 농축산물 추가 수입을 막아내는 등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새로운 상호관세율이 발효된 1일 기준 한국의 관세율은 영국(1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유럽연합과 일본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 대다수가 관세율 15%를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워크숍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에 참석해 한미 관세 협상 결과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그러나 통상 전문가들은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이제 각국은 합의 이행 시기와 방법, 세부 조건을 다루는 추가 협상에 나서게 된다"며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획단장을 지낸 이혜민 한국외대 초빙교수도 "협상의 두 가지 격언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것과 '모든 게 합의될 때까지는 아무것도 합의된 게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합의문이 나와야 평가가 가능하다"(CBS라디오)고 지적했다. 실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관세 협상은 구두로 이뤄졌고, 서면 형태의 합의 문건은 없다"고 밝혔다.

구윤철(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스1

정부도 이 같은 지적을 공감하는 편이다. 구 부총리는 "이번에 마련된 협상안을 통해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한 뒤 미국과 세부 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지만, 천사도 디테일에 있다는 생각으로 한미가 상호 윈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미 정부는 대미 투자의 성격이나 농축산물 시장 개방 여부를 두고 시각차를 보였다. 특히 농축산물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31일 브리핑에서 "한국이 자동차나 쌀과 같은 미국 제품의 시장 진입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반면 구 부총리는 "쌀 (시장의 추가 개방)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협상 성과를 유리하게 홍보하는 것은 통상의 관행"이라며 "실무 협의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한 비관세 장벽 문제도 숙제로 남아 있다. 농축산물의 검역 체계 완화가 대표적이다. 다만 여 본부장은 "검역은 아직 협의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개최될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련 안건을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종=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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