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제폭력의 ‘현실’을 엮다…‘헤어지다 죽은 여자들’[플랫]
경향신문 여성서사 아카이브 플랫 지음
동녘 | 208쪽 | 1만7000원
유엔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친밀한 관계 내 살인사건 피해자의 80%가 여성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알 수 없다. 국가 차원에서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한 성별 통계 자체를 작성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민간단체인 한국여성의전화가 2009년부터 매년 언론에 보도된 교제폭력 사건들을 자체 분석하고 있는데, 2024년 기준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게 살해된 여성은 181명이다. 살해될 위험에 처했던 피해자까지 합하면 최소 650명에 달한다.

경향신문 여성서사아카이브 플랫팀은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에서 딸들을 교제폭력으로 잃은 부모와 피해자들 곁을 지키는 활동가, 변호사, 연구자 등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교제폭력 현실을 바라본다.
[더 이상 한 명도 잃을 수 없다] 기획 기사 리스트
[더 이상 한명도 잃을 수 없다]“과거엔 피해자, 지금은 생존자, 미래엔…조력자 되고 싶어요”
교제폭력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의 폭력보다 훨씬 위험하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가족, 사는 곳 등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으며, 피해자가 위험성을 자각하기 어렵고, 경미한 폭행에서 갑자기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경찰 조사 단계에선 친밀한 관계‘라서’ 더 위험한 것이 아니라, “친밀한 관계‘니까’ 네가 참으라”는 식으로 가해자를 두둔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19대 국회 이후로 발의된 교제폭력 법안들은 무관심 속에 잊혀왔다.

2024년 경남 거제에서 동갑내기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한 여성이 사망했다. 사망 이전 열한 번이나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번번이 쌍방폭행 등으로 풀어줬다. 30분 넘게 구타당해 사망한 사건이지만 법원은 ‘우발적인 살인’이었다며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어머니 손은진씨는 절규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너무 많다는 거예요. 전국에서 데이트폭력, 교제폭력으로 죽은 사람들 가족 한번 모아보세요. 이게 다른 사회적 참사들하고 무슨 차이가 있어요?”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하루라도 빨리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교제폭력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들을 세워야 한다고.
▼김지원 기자 deepdeep@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국지색에 빠져 주나라 멸망’ 사마천 통설 뒤집혔다···실제 왕조 망한 이유는 ‘이것’
- 홍준표, 배현진 징계 겨냥 “지선 어차피 패배…당 망친 세력에 관용 말라”
- 이 대통령 “말 바꿨다는 비난 납득 안돼···‘다주택 유지는 손해’ 엄중 경고한 것”
- 장동혁, 배현진 징계 논란 와중 ‘이 대통령 재판 재개’ 촉구···조희대 대법원장에 “사법부
- 나경원 “증시 들썩이지만 상인들에겐 ‘남의 집 잔치’…설 대목 옛말이라더라”
- 해체론까지 나온 DDP···서울시장 선거 앞 또 불붙은 ‘랜드마크 VS 흉물’ 공방전
- 명절이니까 퍼질러져 대충?···“올해엔 ‘가족이 VIP 고객’ 생각으로 서비스 정신 발휘를”
- 협회 3억·오메가 시계·정부 포상금·연금까지···고교생 보더 최가온, 포상 복 터졌다
- “러시아 국기는 되고, 동료 추모 안 되나” 호소했지만…우크라 올림픽 대표 항소 기각
- 구독자 50만 마술사, 외할아버지와 다투고 집에 불 지르려다 입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