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OTT로 떠나는 일본 여행
日 인기 드라마 ‘핫스팟’ 후지산 배경 쇼지코
오키나와 배경의 최근 개봉작 ‘366일’
영화로 가고시마를 알려준 고레이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2011년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보고 나면 가고시마에, ‘러브레터’를 보고 나면 홋카이도 오타루에 가보고 싶어진다. 올해 초반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일본 시리즈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는 실제 후지산이 바라보이는 마을인 쇼지코 지역의 호텔과 식당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OTT를 따라 일본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러브레터’로 알게 된 홋카이도 오타루

예를 들어 1997년부터 일본에서 방영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고, 몇 편의 극장판까지 만들어냈던 형사물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며 오프닝에 매번 등장하는 레인보우 브릿지에 대한 동경이 생겨나곤 했다. 도쿄만을 가로지르며 오다이바와 도쿄 도내를 연결해주는 다리인 레인보우 브릿지를 처음 건널 때, 극중 주인공인 아오시마 슌사쿠(오다 유지 분)에 감정이입을 해보기도 했던 것 같다.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러브레터’의 경우 오타루라는 지역을 우리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다. 2024년 연말 ‘러브레터’의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러브레터’ 애호가들의 발걸음은 다시금 홋카이도 서부에 위치한 오타루로 향하기도 했었다.
드라마 ‘핫스팟’이 알려주는 소도시 쇼지코

이 시리즈의 촬영지는 후지산이 바라보이는 마을인 쇼지코 지역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캐릭터들이 일하는 호텔은 실제로 그 지역에 ‘쇼지 마운트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또 주인공과 친구들이 종종 모여 수다를 떠는 브런치 식당 ‘몽블랑’도 그곳에 실존하는 레스토랑이다.
일본의 경우 도쿄는 물론,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잔잔한 드라마를 그려내는 시리즈나 영화들이 많다. 일본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아름다운 자연은 물론이고 지역 특유의 문화를 잘 보여준다. 그래서 관객 혹은 시청자들은 작품을 통해 일본 소도시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실제로 그곳엘 가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
대놓고 오키나와 안내하는 ‘눈물이 주룩주룩’

청춘의 아련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또 역시 오키나와로의 여행을 계획해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올 여름 일본에 갈 예정이라면 ‘눈물이 주룩주룩’의 공간을 기반으로 ‘366일’에 등장하는 새로운 장소들을 여행 동선에 추가하면 될 듯하다.


마치 ‘폭싹 속았수다’가 (실제로는 제주도가 아닌 게 아쉽지만) 제주의 사계절을 다 담아낸 작품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택시를 운전하는 여주인공이 종종 지나치는 로터리는 실제로 삿포로 아사히카와에 존재하는 곳이다. 또 주요한 식당으로 등장하는 나폴리탄 식당도 실재한다. 극중에는 또한 삿포로 중앙역, 만년필을 구매했던 브랜드 몽블랑 매장, 삿포로 천문대, 삿포로 파크 호텔 등이 등장하는데 모두 방문해볼 수 있는 곳들이다.
가고시마를 알려준 고레이다 히로카즈 감독

일본 소도시를 여행하는 이들이 왜 늘어나는지를 알 수 있는 도시였다. 도쿄, 오사카와 같은 대도시 여행과는 또 다른 묘미가 존재했다. 작은 시내를 곳곳이 쏘다니는 재미도 있었다. 마치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기찻길이 실재하는 도쿄 인근 가마쿠라코코마에역 기찻길을 성지 순례하는 여행자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오직 이것을 보기 위해 가마쿠라를 찾는다.

요리 장면을 마치 ‘흑백요리사’ 등의 프로그램처럼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일본에 존재하는 프렌치 파인 다이닝을 순차적으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미식 투어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일본 특유의 미학적 탐구에 대한 경외심이 덧붙여진 결과다. ‘그랑 메종 도쿄’는 일본에서의 미식 탐구 여행에 대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 일본을 가는 이들이 있다면, 아마도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건 마츠시게 유타카의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나 ‘심야식당’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만화 원작의 ‘심야식당’은 굉장한 인기를 끌었고, ‘고독한 미식가’ 역시 큰 영향력을 미치며 마츠시게 유타카가 감독 및 주연을 맡은 극장판까지 2025년에 개봉했으니 말이다. 이와 같은 작품들을 통해 도쿄는 물론 일본의 기타 도시에까지 한국인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여행 목록이 만들어졌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여 일종의 한일 합작 미식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드라마와 영화가 아닌 일종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는데, 한국 대표 미식 유튜버 (원래는 가수지만) 성시경과 마츠시게 유타카가 함께 한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이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의 맛집을 소개하면서 되려 한국의 맛집을 일본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려는 의도 하에 기획된 한국 제작물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독한 미식가’ 마츠시게 유타카의 일본 맛집 추천이 있어 인기를 끌었다.
과거부터 일본의 관공서와 제작사가 일종의 시너지를 생성하기 위해 지역과 작품을 결합시키는 시도는 많았다. ‘핫스팟’을 시청하면서 과거 내가 좋아했던 일본 드라마의 역량이 다시금 부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극중 소소한 일상이 돋보이고 빛났던 촬영지인 쇼지코 지역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만들었다. 그곳에 등장하는 호텔에서 머물고, 그들이 수다를 떨던 레스토랑에서 가족과 함께 역시 수다를 떠는 그런 인상적인 장면을 그리면서 말이다.
[※ 기사 내 이미지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
[글 이주영(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각 영화 및 드라마 스틸컷]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0호(25.07.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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